[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정부가 에너지 공기업 8곳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상장할 방침이다.
공기업의 투명성을 높여 경영혁신을 유도하고 재무구조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정부 입장에서는 상장수익을 통해 배당수입이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된다.
정부는 14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하는 '2016 공공기관장 워크숍'을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에너지·환경·교육분야 기능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 지분 20~30%만 상장…"민영화 아니다"
정부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공공기관 기능조정 관련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기준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 노형욱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 채희봉 산업통상자원부 에지지자원실장. |
상장 추진 대상은 남동발전, 중부발전, 동서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 등 발전 5사와 한전KDN, 가스기술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8개 에너지 공기업이다.
각 기업별로 지분의 20~30%를 상장해 민간의 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를 비롯한 공공지분율을 최소 51% 이상 유지하는 혼합소유제 방식으로서 민영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상장 수익은 정부도 아직 예단하지 못하고 있지만, 8개 공기업을 합치면 최소한 조단위의 상장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시기는 기업가치와 주식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주간사 선정, 기업실사, 가격산정 등 준비절차에 최소 6개월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내년 하반기에는 상장 랠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노형욱 기재부 재정관리관(실장)은 "상장 공공기관의 경영 투명성과 자율적인 감시감독 기능이 강화되고 시장자금의 유입으로 자본이 확대되어 재무구조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채희봉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도 "지분의 20~30%만 상장하기 때문에 민영화와는 상관이 없다"면서 "외국인 투자비율도 30%로 제한되는 등 제도적 보완장치가 마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 한수원도 상장 '배수진'…투명성 제고가 경쟁력
정부가 이처럼 공기업 상장을 대거 추진하는 이유는 투명성 제고와 재무구조 개선 등 크게 2가지다.
우선 공기업이 자발적으로 혁신을 추구하고 있지만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는 상장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자료: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
실제로 앞서 상장된 공기업 8곳의 변화가 좋은 사례다. 현재 한국전력과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한전KPS, 한전기술 5개 에너지 공기업과 기업은행, 강원랜드, GKL 등 8곳이 상장되어 있다.
조세재정연구원이 지난해 8개 상장 공공기관에 대해 연구한 결과, 투명성과 상업성, 투자 접근성이 상장 이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원전산업의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한수원까지 상장하겠다는 것은 정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수원의 상장이 원전업계 전체의 투명성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다른 공기업에 비해 상장 순위는 후순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기업 상장은 또 재무구조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자원공기업에 비하면 발전사의 재무구조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지만 향후 신사업 투자수요를 감안하면 적지 않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채희봉 실장은 "공공기관의 자금여력이 증가해 에너지 신산업, 발전 설비 등 투자 확대가 가능해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