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함지현 기자]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 혐의와 관련, 부동산을 활용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그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검찰이 롯데그룹을 비롯한 롯데 계열사, 경영진 등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검찰 관계자가 박스를 들고 서울 중구 롯데그룹 본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14일 관련업체와 기업정보 분석업체인 재벌닷컴에 따르면 재계 순위 5위인 롯데그룹은 사실상 재계 1위 땅부자로 손꼽힌다. 지난해 10대 그룹 계열사 중 롯데그룹의 토지보유액은 10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24조2000억원인 현대차그룹과 14조1000억원인 삼성그룹에 이어 3위다.
하지만 호텔롯데나 롯데물산 등 굵직한 계열사가 비상장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롯데그룹이 사실상 재계에서 가장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호텔롯데는 약 8조원 규모의 유형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물산은 제2롯데월드의 부지를 약 75% 소유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이처럼 땅 부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타고난 투자감각이 뒷받침 됐다는게 업계 전반적인 시각이다.
신 총괄회장은 껌으로 돈을 벌어 일본 부동산에 투자해 세계 4위 부자에 오른 바 있다. 이후 한국에 진출해 현재 롯데호텔 및 롯데백화점과 잠실 롯데월드, 제2롯데월드 부지 등에 투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롯데가 이처럼 대규모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부동산을 비자금을 조성하는 통로로 활용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검찰은 롯데 계열사나 오너 일가가 소유한 부동산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이상한 거래'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롯데쇼핑은 지난 2007년 신 총괄회장 소유의 경기 오산시 토지를 700억원에 사기로 했다가 1030억원으로 330억원 인상해 매입한 바 있다.
또한 롯데상사는 지난 2008년 골프장 건설을 위해 신 총괄회장 소유로 공시지가가 200억원이던 인천 계양구 토지를 공시지가보다 2배 비싼 504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오너 일가의 지시가 있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비자금 조성·횡령·배임 혐의 등에 대한 고강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일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 계열사를 비롯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자택과 집무실 등 17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데 이어 이날 롯데건설, 롯데케미칼 등 계열사 등 총 15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