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newspim

'생크림 대란'…카페 사장님만 ‘발 동동’ 왜?

기사등록 : 2016-06-14 16:12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유업계 “수요 대비 공급 줄어 일어난 현상...수입 검토 중”

[뉴스핌=박예슬 기자] #. 서울 마포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 A씨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최근 가게에서 제공하는 메뉴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재료인 생크림을 도무지 구하기가 어려운 것. 거래처를 샅샅이 뒤져도 생크림 한 통 구하기가 어렵다는 A씨는 “주변을 수소문해서 생크림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일부 메뉴는 생크림 없이 만들기가 어려워서 영업에도 지장이 있다”고 토로했다.

최근 카페, 베이커리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생크림 대란’이 일어났다. 국내 업체에서 생크림 생산이 끊기며 시중에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된 것.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생크림 제품. <사진=각사 홈페이지>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지에서는 ‘생크림 대란’이 인기 키워드로 오를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한 포털 사이트에서 생크림 대란을 검색해 보면 개인 베이커리, 카페 운영자 등이 ‘생크림 수급이 어렵다는 이유로 메뉴를 일부 변경하거나 심지어 영업을 쉰다는 등의 공지사항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기 어려운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 더욱 타격이 크다. 일일이 재료를 사입해야 하는 소규모 가게들은 도매상에 재료가 없으면 그야말로 손을 놓아야 하는 상태기 때문이다.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을 운영하는 B씨는 “생크림을 구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다”며 “아무래도 작은 카페들의 타격이 더 크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생크림은 원유에서 지방을 분리해 만들어진다. 지방이 분리되고 남은 우유는 무지방·저지방우유나 탈지분유를 제조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는 8월에 진행될 원유가격결정에서 원유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비해 업체들이 생크림 물량을 묶어놓고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우윳값은 생산 원가와 연동해 자동으로 결정되는 ‘원유 가격 연동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실제 수요와 관계없이 생산비와 물가상승률을 더한 값이 가격으로 정해지는 만큼 수요가 줄어도 우윳값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업계는 생크림 공급이 줄어든 것은 계절적 요인과 원유공급 감소, 생크림에 대한 늘어난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먼저 계절적인 요인이다. 원유는 젖소라는 생물에 의해 공급되는 만큼 계절에 따라 생산량도 달라진다. 업계에 따르면 겨울에 비해 여름철에는 젖소의 우유 생산량이 다소 줄어든다.

지난해까지는 우유가 ‘과잉 공급’ 상태였기 때문에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은 반면 원유 공급이 줄어든 현재는 그 영향이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원유 생산량은 지난 2012년 211만여톤에서 지난해에는 199만여톤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우유 수요가 늘지 않아 낙농업계에서도 자체적으로 생산량 줄이기에 나선 것.

여기에 생크림을 만들고 남은 원유로 제조하는 탈지분유, 무지방우유 등의 수지가 맞지 않아 예전과 같은 생산량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탈지분유 1kg을 제조하는 데 1만2000원 가량의 원가가 들어가는 반면 실제 판매가는 3000원 정도에 불과하다”며 “그렇지 않아도 불황을 겪고 있는 유업계에게는 생산량을 유지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원유가격 인상에 대비한 물량 조절에 대해서는 “업계에서는 올해 원유가격결정에서 원유값이 오르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어 일부러 물량을 묶어둘 이유는 없다”고 일축한다.

한편, 생크림 부족사태에 대한 대책으로 일부 업계는 최근 가격이 낮아진 외국산 생크림을 수입해 부족한 수요량을 채우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국산 생크림의 가격경쟁력이 좋아지면서 각 업체들이 수입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