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세계적 채권투자사 핌코(PIMCO)가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면서, 이 기회를 잘 활용하는 발빠른 투자자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핌코의 존 머레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20일(현지시각) 홈페이지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주식시장 변동성 ▲엄격한 규제 ▲만기도래 부채 ▲해외 자금흐름 불확실성 등이 모두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중국의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상업 부동산 시장에 대한 자금 유입이 지난 한 해 동안 불안정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상장된 형태로 거래되는 상업 부동산 시장인 리츠(REITs·부동산투자펀드) 뿐만 아니라 비상장된 일반 부동산 시장에 모두 나타난 현상이었다.
다우존스 리츠지수(파란색)와 S&P500지수(주황색). 두 자산이 높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료=핌코> |
우선 리츠는 주식시장과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데, 올 들어 주식시장 변동성이 급증하면서 리츠도 따라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리츠 시장에는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아지면서 가격이 순자산가치(NAV)보다 큰 폭 할인됐다.
리츠의 상업용 부동산 매입 액수도 크게 줄어들었다. 미국 부동산정보 업체 리얼캐피탈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2012~2014년 리츠의 상업용 부동산 인수액은 총 거래량의 15%에 이르렀으나, 지난해 하반기에는 8% 미만으로 급감했다.
미국 정부의 규제 강화도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소식이다.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한 금융개혁법안 '도드-프랭크 법'이 시행된 후,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는 최근 수년간 거래량이 줄고 변동성이 높아졌다.
상업용 부동산 관련 부채의 만기도 가까워지면서 유동성 우려를 낳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저당증권(CMBS)의 경우, 향후 3년 후에 만기를 맞는 액수가 2000억달러가 넘는다. CMBS는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빌려준 대출 채권을 기반으로 발행하는 유동화증권으로, 자산담보부증권(ABS)의 일종이다.
CMBS는 한 때 주택담보증권(MBS)과 더불어 2008년 금융위기의 원흉으로 몰려 수요가 거의 고갈됐었다. 지난 2012년 말부터는 CMBS 발행이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기도 했으나, 향후 수개월 안에 CMBS에 대한 투자 수요가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게 핌코의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2월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미국 하이일드 채권 펀드에서 환매가 속출했을 때, 미국 CMBS에서는 투자 포지션을 철수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매도세는 실제 상업용 부동산의 펀더멘털과는 관련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핌코의 이번 보고서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증가하면서 향후 12개월간 가격이 최대 5% 떨어질 수 있다"며 "이러한 변동 장세를 잘 활용할 경우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