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롯데그룹이 해외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짙어지는 가운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구설수에 올랐다. 롯데가 베트남 진출 당시 사들였던 페이퍼컴퍼니가 과거 김우중 전 회장 아들이 역외탈세에 이용했던 회사로 알려져서다.
21일 검찰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200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복합단지 '롯데센터 하노이'를 건설할 때 '코랄리스 S.A'란 회사를 사들였다.
롯데센터 하노이는 최고 65층 규모로 백화점과 마트, 업무시설이 들어선 복합단지다. 롯데건설이 시공했다. 롯데그룹은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부동산 개발 계열사인 롯데자산개발을 내세워 코랄리스와 접촉했다.
검찰이 롯데그룹을 비롯한 롯데 계열사, 경영진 등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는 10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그룹 본사에 직원들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코랄리스는 룩셈부르크에 법인을 둔 페이퍼컴퍼니다. 또 김 전 회장 3남인 김선용씨가 역외탈세에 이용했던 페이퍼컴퍼니로 전해진다.
롯데자산개발은 김씨가 보유하고 있던 코랄리스 지분 100%를 697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은 롯데자산개발이 들고 있는 코랄리스 지분을 각각 45%씩 사들였다. 이에 따라 롯데자산개발의 코랄리스 지분율은 100%에서 10%까지 떨어졌다.
롯데자산개발 등 롯데가 들고 있는 코랄리스 장부 가격은 1100억원. 하지만 코랄리스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551억원을 기록했다. 쉽게 말해 약 700억원을 주고 회사를 샀는데 손해를 봤다는 얘기다.
검찰은 이처럼 롯데그룹이 손실을 보면서까지 페이퍼컴퍼니를 사들인 것에 대해 수사 중이다. 해외 페이퍼 컴퍼니 손실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업계에선 김 전 회장의 역할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김 전 회장은 베트남 정재계에 막강한 인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서다. 롯데그룹이 65층 복합단지를 짓는데 김 전 회장의 이런 파워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