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북한이 22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급(사거리 3000~4000㎞)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했지만 또 다시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22일 오전 5시 58분쯤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급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청파로 서울역 대기실에서 시민이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TV 속보를 지켜보고 있다.<사진=뉴시스> |
국방부는 "북한은 올해 들어 무수단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발사를 5회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며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 행위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오전 5시58분께 북한이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는 올해 들어서만 이번이 다섯 번째다. 발사체의 구체적인 비행거리와 실패 원인 등은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앞선 네 차례의 실패 원인은 엔진 결함으로 추정됐다.
합참 관계자는 "실패 원인 등에 대해서는 분석해야 한다"며 "추가 발사 가능성 등 북측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은 이동식 발사대를 벗어나 수 분간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미사일이 수 분간 비행했으나 탄도미사일로서 최소 사거리에도 못 미쳤다"며 "탄도미사일은 포물선의 궤적을 그리는데 이번 미사일은 탄도미사일로서 정상적인 비행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이날 무수단 미사일 발사에 나선 것은 6·25 전쟁 발발 66주년과 오는 29일 최고인민회의 개막 행사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쯤되면 무수단 미사일의 기술적 결함만으로 이야기하는 것에 한번쯤은 의문을 가져봐야 하는 게 어떨지"라며 "엄밀히 말하면 무수단 실패가 아니라 핵탄두폭발실험의 실패라고 해야되지 않을까"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앞서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3월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 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하라'고 지시한 이후 지난 4월 15일 최초로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공중 폭발했다.
이어 같은 달 28일 두 발을 연달아 발사했지만 모두 실패했고, 지난달 31일 4번째 발사 시도 때는 아예 차량에 탑재된 이동식 발사대에서 폭발한 것으로 군 당국은 분석했다.
북한이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은 구 소련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R-27(SS-N-6) 미사일의 사거리를 연장한 개량형이다. 길이 12m에 탄두 중량은 650㎏으로 추정된다. 사거리 3000~4000㎞로 주일미군기지를 포함한 일본 전역과 태평양 괌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들어가 유사시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군 증원전력을 겨냥한 무기로 꼽힌다. 현재 40~50여기가 실전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