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인영 기자] 게리 왕(Gerry Wang) 시스팬(Seaspan) 회장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한국 정부가 한진해운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라고 촉구했다.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에서 '제 71-2회 사채권자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는 사채 1900억원 만기 3개월 연장안에 대한 사채권자들의 동의를 구한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게리왕 시스팬 회장은 22일 해운 전문 외신인 스플래시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진해운 사태는 단순히 해운 산업뿐 아니라 한국의 수출과 준법국가라는 명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며 "내가 한국 정부라면 한진해운 뒤에 단호히 버티고 서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한국 정부가 나서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왕 회장은 또 "한진해운은 단기 유동성 위기만 극복하면 멀쩡하게 잘 운영될 수 있는 기업"이라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와 산업은행이 자금 지원에 나서지 않으면 회사가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정부와 함께 조 회장의 사재 출연도 압박했다.
왕 회장은 이달 17일에도 외신을 통해 한진해운과의 협상에 강경한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그는 영국 해운 전문지인 로이드리스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진의 일방적인 용선료 인하 요청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위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간 많이 인내해왔고 한진해운을 지원하고 싶지만 만약 한진해운 측이 우리의 인내심 한계를 넘어선다면 선박을 거둬들이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주 조 회장을 만났으나 용선료 조정에 동의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달 시스팬은 한진해운의 138억원 규모 용선료 연체 사실을 폭로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정면 조준하기도 했다.
시스팬이 한진해운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에 대해 해운업계는 용선료 협상 초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여론전이라고 진단한다. 또 기업을 넘어 정부에게까지 해결책을 요구하는 태도는 다소 과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시스팬은 120여 척의 컨테이너선을 보유한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선주사다. 한진해운은 1만TEU급 컨테이너선 7척을 시스팬으로부터 빌려 운영중이다. 양사는 현재 용선료 조정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