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23일(현지시각)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0'(무수단)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는 언론성명을 채택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사진=신화/뉴시스> |
유엔 안보리는 전날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 데 이어 이날 15개 이사국의 동의를 거쳐 언론성명을 발표했다. 북한이 한국 시간으로 22일 오전 두 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한 공식 대응이다.
안보리는 언론성명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안보리 결의안의 '심각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안 1718호(2006년)와 1874호(2009호), 2087호(2013년), 2094호(2013년), 2270호(2016년) 등은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금지하고 있다.
성명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북한의 핵무기 운반 시스템 개발에 기여하고 긴장을 고조시킨다며 북한이 주민 생활은 외면하고 자원을 탄도미사일 개발에 활용하는 데 유감을 표시했다.
아울러 핵실험을 포함한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안보리 결의를 지키라고 촉구했으며, 이전의 결의에 부합되게 북한의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추가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엔 회원국에는 북한에 대한 제재가 완전히 이행되도록 두 배의 노력을 해달라고 요구했으며, 지난 3월 채택한 2270호 결의안 이행보고서를 빨리 제출해 달라고 촉구했다.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가 성명을 발표한 것은 올해 들어 이번이 7번째이다. 언론성명은 결의안과 의장성명보다는 수위가 낮지만 15개 이사국이 단결된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안보리가 전날 회의를 갖고도 언론성명을 채택하지 못한 이유는 중국이 본국과의 협의를 위해 시간을 요청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2일 북한이 발사한 첫 번째 미사일은 공중 폭발했지만, 두 번째 미사일은 고각사격으로 400㎞를 비행해 마침내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3일 미국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앞세워 자신들의 인공위성 발사 권리를 부정했다고 비난하면서 미국에 대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의 문답에서 "우리 공화국은 '우주공간으로 쏘아 올린 물체들의 등록과 관련한 협약'에 따라 지난 2월 발사한 '광명성-4'호를 유엔에 공식 등록했으나, 유엔 사무총장이 '북한의 발사가 합법적이지 않다'는 편지를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에게 보내는 비정상적인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엔 사무총장의 직분에도 모순되고 유엔 활동의 공정성과 독자성이 상실된 이러한 터무니 없는 놀음을 고안하고 연출해 낸 것은 바로 미국"이라면서 "유엔 안보리 이사회 제재 결의를 날조하고 온갖 수단과 방법들을 동원해 주권국가를 질식시키려는 것이 미국의 기본 목적"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계속되는 한 우리 공화국은 자위적인 핵억제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며 누가 뭐라고 하든 당당한 평화적 우주개발권리를 계속 행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