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선두를 뺏기지 않으려는 NH투자증권과 무서운 기세를 뒤를 쫓는 한국투자증권. 올해 상반기에도 두 증권사가 최대 격전지인 'IB 시장'에서 치열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까지 IB시장에서 접전을 벌였던 양사는 2분기에도 회사채 주관·인수, 기업 M&A, 사모투자펀드(PE), 유상증자 및 IPO, 구조화금융과 부동산관련 투자 등 전 영역에서 맞붙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IB사업부는 올 상반기 1250억원 가량의 순영업수익을 올리며 업계 1위 자리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올해초 전열을 재정비한 한국투자증권 역시 6월말 기준 수익 1000억원을 넘기며 바짝 따라 붙었다.
두 회사 모두 올해 목표치로 잡은 영업수익은 2000억원 내외. 상반기 말 기준 양사 모두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만큼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회사채 주관 및 인수, 기업 M&A, 구조화 금융과 부동산 금융관련 업무 등 다양한 IB분야에서 고른 성적을 보였다. ECM부문에서 삼성엔지니어링과 BNK금융지주의 유상증자를 맡으면서 독보적인 1위를 기록했고, 기업공개(IPO) 부문에서도 해태제과식품, 제이에스코퍼레이션, 해성디에스 등 굵직한 코스피 상장 딜을 맡으면서 시장을 주도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본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던 IB, 특히 ECM 부문에서 성과가 돋보인다"며 "ECM 주관 순위에서 작년 기준 점유율 25.8%, 올해 1분기 기준 48.2% 차지하며 독보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 주관 및 인수 부문(DCM)에서는 두 회사가 비슷한 실적을 보였다.(그림참조)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상반기 동안 3조6700억원의 회사채 주관을 맡았고, 인수 실적은 2조5600억원 규모였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3조4700억원의 주관실적, 2조7200억원의 인수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 IB부문 수익에는 부동산금융 관련 프로젝트가 상당한 기여를 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기업의 사옥 인수 추진 등 수익이 될 만한 해외부동산 물건을 공격적으로 찾아나서는 중이다. 또한 지방자체단체의 산업단지 조성사업 부동산PF 자금조달 등 국내 부동산금융 시장에서도 대규모 딜을 독식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PF 유동화를 중심으로 적절한 위험 인수 전략을 병행하면서 주택분양시장 호황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며 "부동산 부문 수익이 전체 IB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IPO 부문에서 큐리언트·팬젠·에스티팜 등 6개 코스닥 기업(재상장 포함) 상장을 성공적으로 주관했으나,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지 않아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다만, 하반기 IPO 시장에서 대부분의 대어급 IPO 대표·공동주관사에 이름을 올리면서 시장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조(兆)단위 시가총액이 예상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두산밥캣의 대표주관사를 맡았으며, 넷마블게임즈의 공동주관사 자격도 따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IB 그룹을 신설하고 IB그룹장에 부동산 금융 전문가인 김성환 전무를 임명했다. 기존의 기업금융본부와 PF본부, 퇴직연금본부를 하나의 그룹으로 묶으면서 IB그룹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