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방글 기자]포스코와 현대제철의 3분기 철강가격 인상에 적신호가 켜졌다. 철강 주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저가 중국산 유입, 수요 침체 등 시장환경이 나빠지고 있는 탓이다.
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t당 70달러에 달했던 국제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39달러까지 하락했다.
중국산 철강재 가격 역시 4월 중순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 여파로 지난해 4월 t당 500달러 하던 국제 열연강판 가격은 최근 350달러까지 빠졌다.
이 와중에 3분기 비수기 시즌이 다가오면서 수요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휴가와 장마 등의 영향으로 철강 소비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 들어 열연가격 t당 12만원 ↑…하반기 추가인상 '발목'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상반기 열연가격을 잔뜩 올려놓은 것도 함정이다.
지난해 12월 t당 38달러 수준이던 철광석 가격이 4월 t당 70달러, 5월 t당 59달러까지 인상된 것을 반영하면서다.
이에 따라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해 들어서만 열연강판 가격을 t당 12만원 올렸다.
포스코는 7월 열연강판 가격도 t당 3만원 인상한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올해 들어서만 t당 15만원이 비싸진 셈이다.
다만, 유통가격의 추가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현대제철은 아직 인상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중국산 열연강판 유통가 하락이 국내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탓이다.
현대제철의 경우, 주요고객인 현대기아차의 실적이 좋지 않은 것과 조선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자동차용 강판 가격 상승에 제동을 걸고 있다.
현대제철의 전체 매출에서 자동차용 강판과 조선용 후판 등 판재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68%에 달한다.
중국 업체들이 공급량을 늘리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만 하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철강재 수입량은 187만5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전체 수입의 62.2% 차지하는 중국산 철강재 물량이 116만7000t을 차지하며 지난해보다 18.5%나 늘었다.
한국시장 점유율을 늘려가면서 국산 보다 20% 싼 가격에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3분기 철강 가격을 인상한다 하더라도 큰 폭의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바오산과 우한을 합병하는 듯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를 내비치고 있기는 하지만 원료가 되는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데다 중국산 저가 물량 유입까지 심화되고 있어 인상이 여의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국내 철강사들이 이미 상반기 고철 가격 상승폭을 미리 반영한 측면이 있다"며 "3분기 추가 인상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인상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