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함지현 기자] 서울의 대표적인 시내면세점이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폐점한지 1주일이 지났다. 하루에 매출 20억원을 올리던 월드타워점의 폐점은 과연 업계에 어떤 영향을 줬을까.
결론부터 보자면 1주일간 140억원의 매출만 고스란히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타워점의 폐점으로, 이곳의 매출이 다른 면세점 매출로 유입되는 분산 효과는 없었던 셈이다.
<사진=롯데면세점> |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폐점한 이후 1주일동안 HDC신라와 한화, 신세계, 두산 등이 신규업체가 운영하는 시내면세점의 매출은 유의미한 성장을 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 갤러리아면세점63의 경우 지난 1주일동안 방문객이 전월대비 약 15% 늘어난 3300명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약 6억원대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신세계면세점의 경우에도 에트로, 코치, 발렉스트라 등 인기 럭셔리 브랜드 오픈 영향으로 매출이 전주대비 2% 성장하는데 그쳤다.
HDC신라와 두산은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평소와 같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약간의 성장세가 있는 업체도 있지만 신규업체가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늘어난 성과이지, 월드타워점 폐점으로 인한 효과라고 할 정도의 성장은 없었다는 의미다.
신규업체 뿐만이 아니다. 롯데면세점 소공점이나 코엑스 점도 월드타워점 폐점에 따른 관광객 이동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공점 매출의 경우 일 80억원 수준으로 평소와 다름 없는 수준이며 코엑스점 역시 9억5000만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월드타워점이 폐점했음에도 다른 시내면세점의 매출이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큰손' 중국인 관광객이 일본 등 다른 나라로 옮겨갔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여행상품을 만드는 여행사들이 이전에는 한국 패키지를 구성할때 강북과 강남을 나눠 상품을 만들어 왔다"며 "그런데 월드타워점이 없어지자 강남지역 패키지 대신 일본이나 태국으로 가는 패키지로 대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여행사에서 일본 동경 디즈니랜드나 오사카의 유니버설스튜디오, 큐슈 스페이스월드 몰, 혹은 대만의 타이페이 101빌딩을 주력으로 하는 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월드타워점이 특허권을 잃을 당시 정부는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함에 따라 면세 산업이 커지자 추가 특허를 부여한다는 입장이었다.
이를 통해 시내면세점에 대한 신규투자를 촉진하는 것은 물론, 국내 관광서비스산업 활성화로 외국인관광객을 더 유치해 외화를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하지만 월드타워점 폐점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오히려 외국으로 빠져나가게 된다면, 정부의 섣부른 판단으로 인해 업계에 악영향을 줬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아직 폐점을 한지 1주일밖에 되지 않았으므로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월드타워점 고객들이 신규면세점으로 이동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신규면세점 관계자는 "아직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아 체감이 어렵지만 일 20억원을 기록하던 곳이 없어진만큼 신규업체들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7월 한달이 지나면 분산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