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이후 금융시장 변동성이 증가한 상황에 대해 정부와 중앙은행의 대응도 한계를 노정하는만큼, 투자자들이 스스로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이 충고했다.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 <사진=블룸버그통신> |
6일 엘-에리언 수석은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여파로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현 상황은 "브렉시트 충격 효과와 신규 자금유입이 맞부딪치면서 발생하는 줄다리기"라고 묘사하며 위험에 대비하라고 충고했다.
그는 먼저 "브렉시트에 대한 첫번째 반응은 불확실성 제거를 위한 대량 매도세"라며 "시장 가격이 하락하면 사태를 관망하던 세력들이 현금을 들고 와서 떨어진 자산을 사들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충격에 대응하려면 정부가 빈부격차 해결 등 성장을 위한 포괄적 정책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라면서, 정치적 분열로 정책이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당국 대응, 정치적 분열로 효력 상실"
이번 브렉시트 투표 결과만 봐도 '반(反)이민 정서' 같은 감정적 이슈가 브렉시트의 후폭풍에 대한 이성적 분석을 압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엘-에리언 수석은 말했다. 또한 유럽과 미국의 인구 중 상당수가 정치·경제 부문 엘리트를 비롯한 소위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신뢰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그는 "이 같은 정치적 분열은 적절한 정책 효과의 기반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높다"며 "영국과 EU는 브렉시트로 성장률이 최소 0.5%포인트(p) 하락할 것이며, 경기 위축에도 더 취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치적 해결이 어려워진 결과 세계 경제는 앞으로도 계속 중앙은행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중앙은행의 정책 도구는 효과가 거의 바닥나 현 상황을 개선하는 데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브렉시트 투표 결과는 우리가 '이례적으로 불확실'한 세상에 살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며 "중앙은행은 외부 충격에서 금융시장을 영원히 지켜줄 수 없으며, 이제 투자자들은 시장 변동성이 앞으로 더 반번해질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위험을 낮추기 위해 분산 투자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사실도 깨달아야 한다"며 "위험에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보유 자산 중에서 현금의 비중을 전략적으로 늘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