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재벌'로 불리는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가 여전히 심각하다. 10대 그룹의 총수(동일인)가 1%도 안되는 지분으로 거대 그룹을 전체를 지배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여전하다.
특히 계열사 74.7%를 총수일가 지분 없이도 지배하고 있으며, SK는 총수지분율이 0.4%로 가장 낮았다.
◆ 총수일가 내부지분율 29.9%…소폭 개선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정재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65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하 '대기업집단')의 주식소유 현황을 30일 공개했다.
총수있는 집단이 45개, 총수없는 집단이 20개며, 총수없는 집단 중 12곳은 공기업집단이다.
우선 전체 대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은 29.9%로 전년(29.4%)보다 0.5%p 증가했다. '내부지분율'이란 계열사 전체 자본금(액면가 기준) 중 총수일가가 보유한 지분율이다.
총수있는 집단(45개)의 내부지분율은 57.3%로 전년 대비 2.1%p 늘었다. 롯데가 해외계열회사의 국내계열회사 소유지분을 '내부지분'으로 정정함에 따라 전체 내부지분율이 크게 높아졌다.
최근 5년간 총수있는 대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은 55%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며, 최근 20년간 총수있는 상위 10대 대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은 전반적으로 상승추세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총수 지분율은 오히려 하락추세에 있으며, 2014년 이후 1% 미만으로 떨어졌다. 특히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10대 그룹 총수의 지분율이 평균 1%에도 못미쳐 심각한 상황이다.
◆ 총수일가 지분율 되레 하락…3년째 1% 밑돌아
SK가 0.03%로 가장 낮고, 두산(0.06%), 롯데(0.48%) 순이며, 삼성(0.61%)과 한화(0.96%)도 1% 미만이다. 10대 그룹 평균은 0.88%로 지난해(0.87%) 대비 전혀 개선되지 못했다.
10대 그룹 총수일가 지분율 평균도 3.0%로 지난해(3.2%)보다 되레 악화됐다. SK(0.4%)와 현대중공업(0.87%)이 가장 심각하고, 삼성(1.09%)과 한화(1.64%), 한진(1.77%)도 1% 수준이다. 10대 그룹 외에는 금호아시아나(0.3%), 하림(0.8%)의 총수일가 지분율이 가장 낮다.
반면 한국타이어(42.6%), 중흥건설(33.7%), KC(28.3%), 동부(26.8%), 부영(26.8%) 순으로 높은 지분율을 보이며 모범적인 소유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총수일가가 100% 지분을 소유한 계열회사는 25개 집단의 66개(4.4%)이고, 이 중 총수가 100% 지분을 소유한 계열회사는 6개 집단의 8개(0.5%)에 불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있는 대기업집단(45개)의 경우 총수없는 대기업집단(20개)보다 상대적으로 출자구조가 복잡하고, 출자단계도 더 많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