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펀드 가입자인 30대 직장인 윤미소(가명)씨는 '펀드 위험등급 체계 변경 안내' 이메일을 받았다. 윤씨가 가입한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는 위험등급이 종전 1등급에서 4등급으로 낮아졌다. 윤씨는 위험등급이 4등급으로 떨어진 게 무슨 의미인지 궁급해졌다.
금융당국이 10년만에 펀드 위험등급 제도를 개편했다. 이에 자산운용사와 펀드판매사들이 투자자들에 이 같은 내용을 공지 중이다. 대부분의 주식형펀드가 고위험(1등급)으로 분류되던 것과 달리 수익률 변동성에 따라 등급이 달라지게 된 게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즉, 같은 주식형펀드라도 수익률 변동성이 높으면 1~2등급으로, 변동성이 낮으면 3~4등급으로 재분류됐다. 변동성이 낮다는 건 그만큼 손실 위험이 적다는 얘기다.
이번 제도 변경에 따라 가치주펀드의 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10년투자(주식형)펀드는 위험등급이 1등급에서 4등급으로 3단계 떨어졌다. 이 펀드는 수익률 변동성이 연 9.9%로 집계됐다. 10% 이하부터 보통 위험 수준인 4등급을 받을 수 있다. 4등급엔 주로 채권형이나 채권혼합형 펀드가 들어간다.
또 다른 가치주펀드인 신영자산운용의 마라톤(주식형)은 1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됐다. 이 펀드의 수익률 표준편차가 연 11.97%이다. 3등급은 주식형과 주식혼합형이 주로 들어간다.
신영자산운용의 밸류고배당(주식)과 KB자산운용의 밸류포커스(주식)은 1등급에서 3등급으로 각각 위험등급이 떨어졌다. 각각 연 변동성은 10.5%로 집계됐다. 이 외 신한BNPP좋은아침코리아(주식), 한국투자네비게이터(주식)펀드도 1등급에서 3등급으로 낮아졌다.
메리츠코리아(주식형)는 설정된 지 3년이 안돼 수익률 변동성이 아닌 투자대상으로 위험등급을 분류했다. 이 펀드는 1등급에서 2등급으로 한단계만 위험등급이 하향됐다. 이 펀드의 설정일은 지난 2013년 7월 9일이다.
반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의 평균 변동성은 국내보다 더 높았다. 변동성이 가장 높은 1등급 펀드 10개 가운데 중국과 브라질 러시아에 투자하는 상품이 7개였다.
채권형펀드의 위험등급도 대부분 떨어졌다. 삼성자산운용의 코리아단기채권은 4등급에서 5등급, 한화자산운용의 단기국공채는 5등급에서 6등급으로 위험도가 떨어졌다.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단기채권도 5등급에서 6등급으로 낮아졌다.
국내주식형의 평균 변동성은 연 14.9%였고, 주식혼합형과 채권혼합형은 각각 9.4%, 4.2%였다. 채권형 평균은 2.3%에 그쳤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등급 체계가 펀드의 실질 위험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기대할 만한 투자 정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변동성이 적다는 것이 무조건 안전한 펀드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연관성은 높다는 의미"라며 "수익률이라는 절대적 의미 외에도 변동성을 확인할 수 있는 등급체계가 도입됐다는 측면에서 투자자들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상품 담당자는 "과거에는 펀드운용 전략과 상관없이 위험등급만 보고 부담스러워하는 부작용이 생기곤 했다"며 "당장 큰 효과가 기대되는 것은 아니지만, 실질 위험도를 반영하는 등급 체계가 생겼다는 점에 주목할 만 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