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에 따른 충격으로 글로벌 주식펀드에서 지난해 8월 이른바 ‘차이나 발작’ 이후 최대 자금이 빠져나갔다.
주식시장이 폭락 뒤 강한 반등을 이뤄냈지만 이코노미스트 사이에 영국의 경기 침체 경고가 끊이지 않아 하락 리스크가 여전히 잠재돼 있다는 지적이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 발표 후 부산하게 움직이는 런던 금융권의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1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 달 27일 기준 한 주 사이 글로벌 주식 펀드에서 210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충격에 따른 것으로, 절반 가량의 자금이 주말을 보낸 뒤 27일에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하루 사이 주식펀드의 상환 규모는 95억달러에 달했다.
지역별로 유럽 주식펀드에서 53억달러의 자금이 썰물을 이뤘다. 이는 2014년 10월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특히 영국 주식펀드는 21주 연속 ‘팔자’ 기록을 세웠다. 지난 한 주간 이탈한 자금은 6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머징마켓도 브렉시트의 직격탄을 맞았다. 한 주 사이 관련 펀드에서 13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채권펀드 역시 ‘팔자’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주 사이 14억달러의 자금이 이탈해 1월 이후 최대 기록을 세웠다.
특히 하이일드본드 펀드에서 34억달러에 이르는 자금이 상환됐고, 이머징마켓과 국채 펀드에서도 ‘팔자’가 우세했다.
반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크게 고조된 데 따라 금속 상품 관련 펀드로는 21억달러의 자금이 밀려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 유입이다. 유동성과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 받는 머니마켓펀드 역시 38억달러의 자금이 밀려들었다.
국민투표 결과 발표 후 폭락했던 글로벌 주요 증시가 빠르게 기력을 회복했지만 비관적인 전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억만장자 투자가 조지 소로스는 브렉시트가 지나 2007~2008년과 흡사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 영란은행(BOE)의 마크 카니 총재가 내달 회의에서 금리인하를 포함한 통화완화를 단행할 뜻을 내비쳤다.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인상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고,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양적완화(QE) 종료를 늦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