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조인영 기자] 대한해운의 새 벌크선 명명식이 열린 곳은 목포 시내서 자동차로 30여분 거리에 있는 대한조선 해남조선소. 배가 정박하는 안벽에 7일 출항하는 20만7000DWT급 벌크선 ‘SM DRAGON’호가 그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2013년 12월 대한해운 발주로 대한조선이 수주해 만든 SM DRAGON호. <사진=대한조선> |
벌크선은 곡물, 광석 등을 포장하지 않은 채 그대로 싣고 수송하는 선박을 말하며, DRAGON호는 20만톤을 넘어서는 ULBC(Ultra Large Bulk Carrier)에 해당한다.
우중충했던 당일 아침 하늘은 행사를 목전에 둔 10시를 넘어서자 햇볕이 내리쪼이는 화창한 날씨로 변했다.
이날 명명식에는 선박 건조를 맡은 대한조선의 박용덕 사장, 대한해운이 소속된 SM그룹 우오현 회장, 화주사인 포스코 황은연 사장, 선박금융을 담당한 한국산업은행 김홍태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선박의 이름을 지어주는 대모로는 황은연 사장의 부인인 문미경씨가 나섰다.
황은연 포스코 사장 부인인 문미경 대모가 명명식 행사 중 뱃고동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조인영 기자> |
문미경씨는 "나는 이 배를 '에스엠 드래곤'으로 명명하나니 이 배와 승무원 모두에게 신의 축복과 가호가 깃드소서"라고 외치며 선박과 안벽을 이어주는 밧줄을 도끼로 내리쳤다.
밧줄을 끊는 것은 새로 태어난 아기의 탯줄을 자르는 것과 같은 의미다.
문씨의 남편이자 화주 대표인 황은연 사장은 판매총괄팀장, 포스코China 영업본부장, 마케팅전략 본부장, CR본부장 등을 두루 역임한 뒤 2014년에 계열사인 포스코에너지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듬해인 2015년 7월 포스코 경영인프라본부장 부사장으로 복귀했다. 이후 7개월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2013년 12월 대한해운 발주로 대한조선이 수주해 만든 SM DRAGON호는 길이는 300m이며, 폭 50m, 깊이 25.1m로, 바로 옆엔 오는 9월 출항을 앞둔 SM PUMA호가 나란히 자리했다.
두 선박은 포스코의 철광석을 장기 운송하는 데 투입된다. 계약기간은 오는 2036년 9월까지 20년이며 계약금액은 총 7211억원이다.
배 하단과 선상을 모두 붉게 칠했고, 선박 이름이 표시된 가운데 부분은 푸른색으로 띠처럼 둘러 선명함을 더했다.
철광석 등을 선박에 내장된 탱크에 실으면 광석 무게가 실리기 때문에 배가 깊이 잠긴다. 이런 상태로 오래 운항하면 불필요한 생물들이 달라붙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 특별히 특수페인트를 바른다.
선상에 올라서니 나란히 자리한 총 9개의 해치(덮개)가 눈에 띄었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평상시엔 비나 눈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닫혀있다가 석탄, 철광석 등 광물을 배 안에 담거나 꺼낼 때 양쪽에서 열리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SM DRAGON호는 이날 출항해 열흘 뒤 호주(Port Walcott)에 도착한다. 철광석 등을 선적한 후 포항에 도착하면 총 21일이 소요된다. 소개를 맡은 박주석 선장은 “항해일정을 감안하면 1년에 12회를 왕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조선은 올해에만 7척의 선박을 들여온다. 이중 새로 만든 선박이 4척으로, 포스코 전용선은 2척이다. 나머지 2척인 SNNC(1척), GS동해전력 2호선(1척)은 하반기중 차례로 신규 투입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투입되는 한국가스공사 LNG선 2척도 현재 대우조선이 건조중에 있다.
한편, 대한해운은 1976년 포스코(당시 포항종합제철)와 광탄선 장기수송계약을 체결하면서 국내 최초로 전용선 사업을 시작했으며, 경영악화로 2011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년 뒤인 2013년 SM(삼라마이다스)그룹에 편입됐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