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수경 기자] 지난 3년간 소문만 무성하던 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주식회사가 기업공개(IPO)를 위한 막바지 작업을 끝마쳤다. 오는 15일 일본과 미국 증시시장에 데뷔하는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넘어 전세계 서비스 확대를 위한 숨 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라인 CI=네이버> |
◆네이버 라인, 15일 상장..미국과 일본 시장 출사표
12일 업계에 따르면 라인주식회사는 전날 공모가 범위를 3300엔으로 결정했다고 도쿄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12일(오늘)과 13일에는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고 뉴욕과 도쿄에 각각 14일과 15일에 상장한다.
라인은 해외 상장을 통해 총 3500만주의 신주를 모집한다. 초과배정옵션(그린슈)을 행사하면 최대 525만주가 추가된다. 이로써 라인이 상장을 통해 조달하게 될 자금은 최대 1328억2500만엔(약1조4800억원)이다. IT 기업 중에서는 올 들어 최대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6930억엔을 기록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회 탈퇴) 이후 증시 시장의 불안감에도 불구, IT 기업의 IPO 가뭄 현상 때문에 라인이 되려 더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DeaLogig)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IT 부문 IPO는 7건으로 총 조달 금액은 8억9400만달러에 그쳤다. 1년 전 같은 기간 동안 18건의 IPO로 45억달러가 조달된 것과는 대조적인 수치다.
이처럼 미국에서 진행 중인 IPO가 거의 없어 글로벌 투자자의 관심이 라인에 집중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라인은 브렉시트로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면서 공모가 범위 결정 시점을 하루 미룬 바 있으나 불안정했던 증시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공모가 상향을 빠르게 결정했다.
◆메신저 앱을 활용한 마케팅 강화하는 라인
지난 2011년 4월 일본에 설립된 라인주식회사는 모바일 메신저인 '라인’을 서비스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라인의 글로벌 월별활동사용자(MAU)는 2억1840만명을 웃돌고 있다. 라인은 메신저 플랫폼을 기반으로 모바일게임, 캐릭터 상품, 동영상 콘텐츠 등을 판매하며 수익원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2016년 1분기 IR 자료> |
특히 광고 사업 부문 매출은 올해 1분기 매출 341억엔 중 35%를 차지하는 등 갈수록 그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그외에 게임(35%)과 스티커(22%) 등에서도 매출이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IPO 이후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아직 모바일 메신저 앱을 활용한 마케팅 산업이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다. 반면 이를 활용한 수익화 측면에서 중국의 위챗이나 라인과 같은 아시아 메신저 앱들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황성진 HMC 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중심의 광고 매출 성장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모바일 광고상품 개편 및 라인 광고 다변화와 신규 서비스를 통한 광고영역 확대는 실제 성장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3월부터 유료로 전환한 '타임라인'뿐만 아니라 '라인 뉴스', '라인라이브' 등 버티컬 서비스의 광고가 단계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지난 1월 인수한 엠티번의 광고 플랫폼인 '하이크'(Hike)를 통해 하반기부터는 광고 매출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조5000억원 자금, 신규 시장 확보에 주력..M&A 검토 가능 높아
신규로 확보한 자금은 라인의 핵심 거점인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외 국가로 세를 확장하는 데 이용될 것 보인다. 라인의 MAU 증가폭이 둔화되는 가운데 이들 국가에 몰린 사용자 비중은 라인의 중장기적인 성장에 장애가 될 수 있어서다. 실제로 그 밖의 지역에서는 인지도가 현격히 낮아진다.
이번 상장은 네임벨류에 걸맞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한 해외에서 입지를 공고히 다지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타케시 이데자와 라인 최고경영자(CEO)는 "라인이 아직 메세지 서비스를 지배하지 못하고 있는 지역을 공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라인은 신규 거점 확보 전략으로 기업 M&A(인수합병)이나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라인이 불과 몇 년 만에 일본 메신저 시장을 제패한 이유로 손꼽히는 배경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라인페이다. 지난해 2월 라인은 인재 인수 차원에서 웹페이홀딩스를 인수했다. 이후 웹페이홀딩스는 기존 사업을 접고 라인 페이 사업에 합류했다.
자회사인 라인비즈 플러스를 통해서 태국 업체인 BTS 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 충전식 선불카드에 라인페이를 결합한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네이버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라인이 메신저 플랫폼으로서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이를 활용한 해외 사업 연결이 한결 수월해진다. 네이버 웹툰과 동영상 등 네이버 콘텐츠의 해외 진출도 더 빨리 모색할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공시된 바대로 전략적 M&A와 서비스 및 설비 투자, 부채상환등에 조달된 자금을 사용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까지는 없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수경 기자 (soph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