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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연순 기자] 올해 5대 시중은행의 소호대출(자영업자대출)이 7조원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당국의 현장검사에도 불구하고 6개월새 소호대출이 3조원 가량 늘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소호대출 증가세를 예의주시하며 집중 모니터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3일 은행권과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소호대출은 지난해말 163조53억원에서 지난 6월말 170조4724억원으로 7조5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각 은행별로 적게는 1조원에서 많게는 3조원 가까이 급증한 셈이다.
국민은행이 2조8000억원대로 가장 많이 늘었다. 하나은행도 1조5000억원 가까이 소호대출을 늘렸다. 나머지 시중은행들도 1조원 안팎으로 소호대출 규모를 확대했다.
금감원이 지난해 11월 한은과 시중은행의 자영업자대출 공동검사 이후 올해 4월 은행들로부터 받아 집계한 자영업자대출 통계치(비공개)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금감원이 집계한 은행권 자영업자대출(기업대출 중 개인사업자대출 은행계정)은 지난 2014년 말 209조원
에서 2015년 말 239조원으로 급증했고, 올해 3월 말엔 242조원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통상 은행권 대출은 대기업, 중소기업, 가계대출로 구분되고 자영업자 대출은 중소기업 대출과 가계대출 중 일부에 포함된다"면서 "대출 특성상 정기적으로 집계하지는 않지만 올해 들어 은행별로 자영업자 대출 데이터를 별도로 받아 집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은과의 공동검사 이후에도 자영업자에 대한 은행권 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은행들이 소호대출 확대에 나서는 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등 은행권의 중후장대 대기업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담보비중이 높은 소호대출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의 전체 대출 잔액은 5월말 현재 중소기업 대출이 577조4395억원으로 전월대비 3조7117억원 늘어난 반면, 대기업 대출은 166조6569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3782억원 감소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작년에 현장 점검을 했지만 올해 은행들이 대기업 여신을 줄이면서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이 중 소호대출 역시 올해 들어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호대출은 차주의 신용평가가 쉽지 않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은행들이 주로 담보를 설정한다. 이에 대출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은행들이 선호하는 상품으로 분류된다. 다만 소호대출의 범위는 명확하지 않고 혼재돼 있다. 통상 은행권에서 소호(SOHO, Small Office Home Office)대출은 주로 개인사업자 중심의 자영업자 대출을 의미한다.
자영업자 대출 중 사업자등록증 없이 생활비 마련 차원에서 대출이 이뤄진 경우 가계대출에 해당해 은행권 소호대출(개인사업자대출)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다. 이에 따라 개인사업자대출이 명목상 중소기업 대출로 분류되나 실제로는 가계부채와 경계가 모호해 그동안 부실 위험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개인사업자대출 기준으로도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집중 모니터링에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은행권 현장검사 계획은 없지만 가계부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5월 말 기준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60조9204억원으로 6조7212억원 증가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작년에 한차례 은행권 현장점검을 했기 때문에 현재까지 별도의 검사계획을 세운 것은 없다"면서도 "작년부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고 가계부채 증가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