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마이너스 수익률에 거래되는 채권이 약 12조달러로 불어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리스크 대비 적절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자산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 주 사이 미국을 필두로 주식펀드에 뭉칫돈이 밀려든 것은 채권 수익률이 바닥을 뚫고 내려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월가 투자은행(IB)은 리츠(REITs, 부동산투자신탁)과 이머징마켓 채권을 해답으로 제시했다. 투자 안전성을 갖춘 동시에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공한다는 평가다.
실제로 투자자금이 이미 관련 자산으로 밀려드는 움직임이다. 수익률 사냥에 나선 투자자들이 앞다퉈 이들 채권을 사들이면서 상승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18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뱅가드 리츠 상장지수펀드(ETF)는 3.55%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150개 주택 관련 종목을 추종하는 상품이다.
일본과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각각 마이너스 0.02%와 0.003% 선에 거래되고 있고, 미국 10년물 수익률이 1.55% 내외에서 움직이는 점을 감안할 때 현격하게 높은 수익률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과 같은 초저금리 환경에 리츠가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공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종목의 옥석 가리기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리츠 관련 ETF를 구성하는 종목을 살펴야 한다는 얘기다. 가령, 글로벌 전반에 걸친 경기 둔화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충격으로 인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하락 압박을 받는 만큼 관련 리츠의 매입은 적절치 않다는 것.
영국을 필두로 한 유럽 부동산 역시 보수적인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골드만 삭스는 주문했다. 실제로 런던을 중심으로 영국 주요 도시의 주택 매도 호가가 뚜렷한 하락 추이를 보이고 있다.
이와 별도로 소시에테 제네랄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런던 주택 가격이 앞으로 30%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 블랙록은 이머징마켓의 채권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제격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온건한 정책 기조와 상품 가격 상승, 여기에 예상보다 호조를 이룬 중국 경제 지표 등 신흥국 채권시장의 3가지 주요 악재가 크게 희석되고 있어 적극적인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리처드 터닐 블랙록 글로벌 수석 투자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극심한 저금리 여건에 이머징마켓 채권이 상당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며 “신흥국 채권시장 전반에 걸쳐 5~10%의 수익률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데다 투자 리스크는 크게 완화된 상태”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