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한국과 중국의 재무장관 면담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언급 없이 끝이 났다. 사드배치 결정 이후 어렵사리 성사된 한·중 재무장관의 첫 만남이었다는 점에서 예상과 달리 사드 문제에 관한 언급이 나오지 않아 관심을 모은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러우지웨이 중국 재정부장은 지난 24일 면담에서 사드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번 면담은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중국 청두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를 계기로 마련된 것으로, 우리나라가 사드 배치 결정을 내린 이후 한·중 재무장관의 첫 만남이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사드 문제에 관한 언급은 나오지 않은 것이다.
애써 사드를 외면한 한·중 양국 재무장관은 브렉시트 등 세계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 및 올 9월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양국 간 공조관계를 강화하자는 데 뜻을 모으는 것으로 면담을 마쳤다.
기재부 관계자는 "서로 껄끄러우니까 사드 얘긴 안 하고, 서로 약간의 주의를 한 것"이라며 "경제 관련해 사드 얘기할 필요는 없으니, 의제에 들어가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중국 청두를 방문 중인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러우지웨이 중국 재정부장과 면담했다. <사진=기획재정부> |
이는 우리 정부가 중국 측과의 면담 성사를 위해 공을 들인 것을 생각하면 다소 의외일 수 있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첫 만남이라, 만약 면담이 불발됐다면 정부 입장에선 또 갖가지 구설수에 휘말릴 수 있다는 부담이 적지 않았을 터이다.
사실 이번 G20 회의를 계기로 추진된 유일호 부총리와 러우지웨이 중국 재정부장과의 면담은 가까스로 성사에 이른 정황이 눈에 띈다.
앞서 기재부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을 앞둔 지난 22일까지도 유 부총리와 러우 부장 간의 면담을 추진 중이라면서도 일정을 확정짓진 못했다.
지난 2월 G20 회의, 지난달 AIIB 총회 등 유 부총리와 러우지웨이 재정부장이 기회가 될 때마다 자주 만나 서로 의견을 교환해왔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 할 만했다.
이 때문인지 G20 회의 같은 주요 행사의 경우 면담 일정을 사전 보도자료를 통해 확정·발표해왔던 기재부가 이번엔 미정 상태였던 중국 재무장관과의 면담 뿐만 아니라, 이미 확정된 피터 카자미르 유럽연합 이사회 의장 및 스콧 모리슨 호주 재무장관관의 면담 일정도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다 회의 마지막날인 24일 저녁에서야 면담이 성사됐고, 그제서야 기재부는 한숨 돌린 모양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구체적 내막은 잘 모른다"면서 "어찌됐든 최종적으로 면담 확정이 늦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