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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성수 기자]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가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여력이 바닥나면서 일본 장기 국채의 강세장도 종료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2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핌코의 마사나오 토모야 포트폴리오 운용 부문 책임자의 분석을 인용 "BOJ가 자산매입 확대나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하지 않음으로써, 채권금리를 현 수준보다 낮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암묵적으로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 일본 국채금리 '마이너스'… 정책효과 '한계'
일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달에 마이너스(-) 0.275%까지 떨어지면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30년물 수익률도 0.030%로 사상 최저점을 찍었다. BOJ가 경기부양의 일환으로 연 80조엔 규모의 자산매입을 지속해온 데다, 브렉시트 충격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극대화된 까닭이다.
지난 5년간 일본 30년 만기 국채 금리 추이 <자료=트레이딩 이코노믹스> |
일본의 30년 만기 국채 인기가 급상승하자 시장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채권'이라는 말까지 나왔었다. 다만 BOJ가 조만간 양적완화의 고삐를 늦추면서, 일본 장기채 강세장도 곧 막을 내릴 것이라는 게 마사나오 토모야의 분석이다.
마사나오는 "일본의 장기 국채 수익률이 극단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내려오면서 BOJ의 정책 효과도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며 "우선 마이너스 금리로 인해 금융기관과 실물 경제가 치뤄야 할 비용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은행들은 저금리로 재투자 수익률이 줄어들자 고객들에게 약정한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미 국채와 회사채 등 다른 자산을 매입했으나, 이마저도 한계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일본 투자자들이 통화 헷지 등을 통해 달러를 조달하는 데 드는 비용이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일본 금융기관들은 이에 따라 지속적으로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다.
마사나오는 "BOJ가 지난주에 자산매입을 더 늘리거나 기준금리를 더 낮추지 않은 것은, 그러한 정책이 가져올 대가가 커져버렸다는 사실을 마침내 인정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 BOJ 자산, 연준과 맞먹어…"지속 불가능"
현재 BOJ의 통화완화책이 지속 가능하지 않은 이유는 또 있다. BOJ는 지난 3년간 자산 매입을 지속한 결과 대차대조표가 현재 4조2600억달러에 이르렀다. 한 해 전보다 50%나 훌쩍 증가한 셈이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대차대조표 4조4600억달러와 맞먹는 규모기도 하다.
일본은행(파란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흰색)의 대차대조표 규모 추이. <자료=일본은행(BOJ), 미국 연방준비제도, 블룸버그통신> |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은 이로 인해 BOJ가 지난주 통화정책회의을 열기 전부터 이미 자산매입 축소를 고려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BNP파리바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의 나카무라 나루키 채권 부문 책임자는 "BOJ의 총 자산이 연준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불어났다는 것은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가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연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나카무라는 "BOJ가 현 수준을 유지하면 연준보다 자산 규모가 커지게 되는데 이는 지속 불가능하다"며 "BOJ가 이미 벽에 가로막혔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마사나오는 "또 하나 희망적인 소식은 BOJ가 현재 통화정책의 효과에 대한 포괄적인 평가를 실시하겠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는 점"이라며 "BOJ는 양적완화가 이제 한계에 봉착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다음달 통화정책회의에서 자산매입 규모와 마이너스 금리를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