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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허정인 기자] "달러 사고, 엔화 팔아라"
달러/원 환율이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음에도 전문가들은 달러자산 확대를 권했다. 미국 금리인상 가시화로 달러 가치가 오를 수 있다고 봐서다. 반면 엔화 자산은 추가 부양책 실시로 엔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2일 뉴스핌이 증권·은행·보험 등 15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8월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 설문 결과 10곳이 달러자산 확대를 제안했다. 나머지 5곳은 유지할 것을 권했다.
◆ 미 펀더멘탈 문제 없어...달러 점진적으로 오른다
설문 참여자들은 이달 중 달러/원 환율 범위를 평균 1099~1216원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전망치인 1117~1244원과 비교하면 레인지가 대폭 낮아졌다.
브렉시트 투표 이후 증가했던 안전자산 선호가 반대로 방향을 잡았다. 여기에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GDP)도 시장의 기대치에 훨씬 못 미쳤다. 그럼에도 2분기 기업 재고 감소가 GDP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미국 경제의 주축인 민간소비가 호조를 보였다는 점 등을 근거로 금리인상 여지가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자산배분실 연구위원은 “6월 고용지표가 회복세를 보였고 이는 9월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귀결될 수 있다”며 “9월 FOMC를 앞두고 고용지표가 또 한번 호조로 발표된다면 달러 상승 압력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3개월간 달러/원 환율 추이에 대해선 9개 기관이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답했다. 한·미 간 엇갈린 통화정책 방향도 달러 강세의 이유로 꼽혔다.
박태동 메리츠종금증권 글로벌 트레이딩 총괄 상무는 “브렉시트 이후 글로벌 위험자산 안정화로 원화도 경쟁통화대비 상당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은 하반기 중 추가 금리 인하 이슈가 있고 미국은 상승 기조에 있어, 대외 리스크 오프 이슈가 불거질 경우 달러/원 환율은 급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대선 이슈도 주목해야 할 재료로 언급됐다. 차은주 삼성생명 WM사업부 투자자문 수석은 “대선 이전에 미국이 정책금리를 올릴 수 있다”면서 “주요국 대비 견고한 경제 펀더멘털 등으로 달러/원 환율은 향후 석달 동안 상고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 엔화 약세를 향한 당국의 강한 의지...당분간 엔화는 축소
반면 전월 엔화자산 유지 및 확대를 권했던 8개 기관은 모두 축소로 돌아섰다. 일본이 다시 한번 강력한 부양책을 들고 나온다면 엔화가치 역시 하락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고창범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부 차장은 “통화 완화 정책은 부작용이 있어 당분간 보류할 것으로 보이나 재정정책 28조엔 이슈 등 아직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 있다”면서 “엔화는 당분간 방향성은 약세로 틀겠으나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달 엔화 전망치를 97.5~112.3엔으로 제시했다. 전월의 94.8~109.4엔보다 범위가 높아졌다. 엔화가 약세 기조를 잇긴 하겠으나 큰 폭의 약세를 보이긴 힘들다는 분석이다.
조재성 신한은행 투자자산전략부 팀장은 “현재 달러당 105엔 수준으로 통화 완화 기대감을 일부 선반영한 측면이 있다”며 “추가 약세는 가능하나 현 수준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전했다.
위안화 자산 역시 축소 권고가 지배적이었다. 15개 금융기관 중 10개 기관이 축소를 권했다. 당국의 통화정책 방향이 위안화 약세를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 가장 많았다.
정준환 하나은행 투자상품서비스부 팀장은 “당국이 수출 증가의 수단으로 위안화 약세를 유도할 수 있다”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 점진적인 통화 약세를 용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규송 우리은행 WM사업단 상무는 “당국이 중국 금융권 부실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통화공급을 확대할 수 있다”며 “공급 확대시 위안화 가치는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