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공개했지만 엔화는 100엔대까지 위협하며 고공행진 하며 즉각 실망감을 드러냈다.
2일(현지시각)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일하는 방식 개혁과 산업구조 개혁, 인프라 사업 등을 담은 경제 대책을 의결했다.
'미래에 대한 투자를 실현하는 경제대책'이란 이름의 부양책은 총 28조1000억엔 규모로 원화 기준으로는 300조원이 넘는 수준이다.
아베 신조 일본총리 <사진=블룸버그> |
경제대책 내용 중에는 신규 재정지출 규모가 7조5000억엔 정도로 책정됐고, 6조엔은 저금리 대출 형태로 지원하기로 했다.
인프라 프로젝트에는 6조2000억엔이, 인구 변화에 대한 문제 해결에는 3조4000억엔이 투입될 예정이며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로 초래된 리스크를 최소화 하고 중소기업 및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1조3000억엔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 4월 구마모토현 지진 대응과 2011년 대지진 등과 관련한 구제에는 총 2조7000억엔을 쓰는 내용이 포함됐다.
기대를 모았던 신 아베노믹스 내용이 공개됐지만 시장 반응은 부정적이다.
야당은 이번과 같은 대규모 경제대책은 아베노믹스의 실패를 증명하는 것이며 실효성도 미지수라는 입장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새 부양책이 경제 성장률을 소폭 올리는데 그칠 것이란 의견이라고 전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마셀 셜리언트는 “지난 몇 년 동안의 패턴을 따르는 내용들이며 헤드라인 수치는 상당히 크지만 실질적인 지출 규모는 훨씬 적다”고 지적했다. 이어 캐피탈이코노믹스는 내년 일본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잡고 있는데 앞서 더 큰 재정 부양을 기대했었기 때문에 성장률 리스크는 하방으로 더 기울어 있다고 설명했다.
메이지 야스다 생명보험 수석 이코노미스트 고다마 유이치는 부양책이 일본 경제에 어느 정도 도움은 되겠지만 재정부양 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렵다며 구조적 변화가 더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외환시장 역시 실망감을 드러냈다.
달러/엔 환율은 100엔대까지 밀리며 가파른 엔화 강세를 나타냈다. 3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100.88엔으로 문을 연 달러/엔 환율은 한국시간 기준으로 오전 8시20분 현재 101.08엔으로 전날보다 0.2% 오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