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도널트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으나 공화당의 내분이 더 심해지고 있다.
'무슬림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하는 트럼프와 이를 대놓고 비판하는 당 지도부가 전면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3일(현지시각) ABC방송은 공화당 주요 인사들이 트럼프가 중도에 낙마할 경우에 대한 대비책까지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트럼프는 이라크 참전용사 부모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트럼프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라크전 전사자인 후마윤 칸의 부모가 무대에 올랐으나 아버지 키즈르 칸만 발언한 것을 두고 "어머니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은 발언이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후마윤 칸의 어머니가 여성에게 복종을 강요하는 이슬람 전통 때문에 말하지 않았음을 암시하는 발언이다.
미국은 전사자의 희생을 기리는 걸 국가 존립의 근간으로 생각하며, 특히 공화당은 '군인을 위한 정당'이라 불릴 정도로 애국주의를 중시한다. 그런데 이러한 발언으로 공화당 내부에서는 트럼프에 대한 불만이 일시에 터져 나오고 있다.
공화당의 일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많은 무슬림 미국인들이 우리 군에서 용감하게 싸우고 희생했다"며 "칸과 그 부모의 희생은 언제나 존경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의 대선 경선 주자였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핵심 참모인 샐리 브래드쇼는 아예 공화당을 탈퇴해버렸다.
그는 "트럼프는 여성 혐오자이며 편견에 사로잡힌 자아도취자"라며 "플로리다주에서 박빙 양상이 나타나면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오랜 후원자들도 등을 돌렸다. 대표적인 '큰손'인 메그 휘트먼 휴렛 패커드(HP)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의 선동 정치는 미국 국민성의 근간을 훼손하고 있다"며 "미국은 힐러리가 제시했던 안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