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헤지펀드를 포함한 투기거래자들이 국제 유가 하락 베팅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움직임이다. 배럴당 40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던 유가가 반등했지만 투자 심리는 냉골이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과 하이일드본드 시장 전반에 걸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리스크-오프’가 재연되면서 주식과 정크본드를 강타할 것이라는 우려다.
바레인 유전 <출처 = AP/뉴시스> |
8일(현지시각)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에 대한 헤지펀드 업계의 숏 포지션이 21만8623계약으로 늘어났다. 이는 데이터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지난주 배럴당 39.51달러까지 밀렸던 유가가 반등에 성공, 이날 장중 배럴당 43달러 선을 터치했지만 투자 심리를 돌려놓지 못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공급이 5억2250만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수입마저 하루 874만배럴로 늘어나 2012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7월29일 기준 한 주 사이 원유 정제 업체들의 설비 가동은 93.3%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다.
투기거래자들의 유가 하락 베팅은 원유 수급 불균형이 악화될 조짐이 곳곳에서 포착된 정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CFTC에 따르면 지난 한 주 사이 머니매니저들의 유가 숏베팅 역시 3만8489건 증가했다. 순매수 포지션은 28% 급감해 지난 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마이크 위트너 소시에테 제네랄 원유시장 리서치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가을로 접어들면서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며 “당분간 유가도 약세를 모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유가를 둘러싼 비관론이 주식시장과 하이일드본드 시장으로 확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가뜩이나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상황에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원유가 하락 압박을 받을 경우 주식시장이 버티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유가와 주가의 상관관계는 지난 1월21일 0.97까지 치솟았으나 지난달 마이너스 0.77까지 떨어진 뒤 최근 마이너스 0.36까지 반등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배럴당 40달러 선으로 반등한 유가가 재차 하락할 경우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과 정크본드가 지속적인 탈동조화를 보이며 상승 탄력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