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고은 기자] 최근 국제유가가 베어마켓에 진입하면서 투자자들이 에너지섹터 정크본드에서 자금을 상환하는 등 우려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원유시장은 수급균형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므로 "불안해할 것 없다"는 조언이 나왔다.
7일 자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시장조사기관 팩트셋의 전문가 컨센서스를 인용해 10개 대형 공개거래 원유 생산업체의 설비투자 전망이 2년 전에 비해서 40% 줄어들며 장기적으로 수급균형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블룸버그> |
이들 10개 대형 회사들은 올해 하루 159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 2014년 8월 전문가들 예상치보다 10% 적은 수치다.
◆ 올 초 수준 폭락 없다...설비투자 3년 연속 감소
WSJ는 내년에는 지출 삭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란을 제외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생산량을 늘릴 여력이 거의 없는 상태라는 것.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업체들은 이같은 (감산) 추세를 망가뜨리지는 않을 예정이지만 상승폭을 제한할 수는 있다고 봤다. 유가가 50달러를 넘어서면 셰일오일 업체들이 생산을 재개할 수 있고, 70달러를 넘어서면 생산 홍수를 일으킬 것이라고 봤다.
최근 유가 랠리가 꺾인 것은 수요 약세보다는 정제회사의 생산 재개 때문이다. 미국 휘발유 및 정제유 재고는 전년 대비 각각 10%, 6% 증가했다.
앞서 국제유가는 베어마켓에서 빠져나오는 랠리를 3번 기록했다. 올해 2월 배럴당 26달러에서 그 두배 이상인 배럴당 52달러까지 뛰었고, 2015년 8월말부터 10월 초까지는 35% 상승했으며, 2015년 봄에는 약 50% 랠리를 기록했다.
WSJ는 "4번째 랠리가 매력적일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가 있다"면서, "앞선 3번의 랠리와 같이 전문가들은 원유 시장이 균형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보고있다"고 전했다. 수급균형에 아직 도달하진 않았지만 적어도 2월 수준의 폭락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WSJ는 "국제유가가 2016년 말에서 2017년 초에 랠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빠른 시일 내에 2014년 수준(100달러 이상)으로 돌아올 것을 기대하지는 말라"고 선을 그었다.
◆ RBC "연말 50달러 간다"
RBC캐피탈마켓의 헬리마 크로포트 원자재 투자 전략가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말까지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로프트 전략가는 나이지리아와 리비아의 생산 감소 전망을 유가 상승 전망의 주된 근거로 들었다.
크로프트 전략가는 나이지리아 정부가 반군에 회유책을 통해 원유 생산시설 공격을 멈추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원유생산시설이 피해를 입는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원유 생산량이 억제돼 유가에 상방 압력을 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리비아에서의 감산 전망에 특히 중점을 뒀다. 리비아에서 연말까지 일평균 90만배럴의 감산이 일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것이다. 그는 리비아가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유가가 올해 말까지 배럴당 50달러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단기적으로 유가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휘발유 공급 과잉 상황에서 여름 드라이빙 시즌 종료에 따라 원유 수요가 줄어들면서 유가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공급과잉이 해소될 경우 유가가 내년에 70달러까지 뛸 것으로 봤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