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른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이 영국 주택시장을 강타했다.
7월 주택 매매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줄어든 한편 가격 상승 폭이 3년래 최저치로 악화된 것. 신규 매물 역시 감소했다.
이 밖에 주택 임대 시장까지 찬바람을 내는 등 주택시장 전반에 걸쳐 브렉시트 충격이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런던 켄싱턴지역 주택 <출처=블룸버그> |
11일(현지시각) 영국 왕립 서베이어 협회(RICS)에 따르면 7월 주택지수가 5를 기록해 전월 15에서 가파르게 떨어졌다.
이는 조사에 참여한 이들 가운데 주택 가격이 상승했다고 밝힌 이들이 떨어진 것으로 응답한 이들에 비해 불과 5% 높다는 의미다.
지난달 지수 낙폭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주택을 매입하려는 투자자들의 신규 문의가 4개월 연속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별도로 아카데이터와 LSL 프로퍼티 서비스가 실시한 조사에서 지난달 주택 가격은 0.2% 오르는 데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집값이 상승 흐름을 유지했지만 상승폭이 3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셈이다. 연율 기준 상승폭 역시 5.5%로 지난 2월 기록한 최고치인 8.9%에서 크게 후퇴했다.
새롭게 시장에 등장하는 주택 매물은 사상 최대 폭으로 줄어드는 상황이다. 조사에 따르면 2분기 주택 매매가 전년 동기에 비해 20% 급감했다.
지난 6월23일 국민투표에서 영국의 EU 탈퇴가 결정된 데 따라 금융시장과 부동산 자산 가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꺾인 상황을 드러내는 단면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지난 4월 시행된 정부의 세제 개편 역시 주택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투자자들은 지난주 영란은행(BOE)의 금리인하와 부양책 확대가 주택시장의 투자 심리를 개선시킬 것인지 여부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한센 루 캐피탈 이코노믹스 부동산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테레사 메이 총리의 취임으로 정치 공백과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된 만큼 주택시장이 안정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ICS도 이번 보고서에서 중앙은행의 부양책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의 투자 심리가 예상보다 강한 저항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