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함지현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8·15특별 사면 명단에 포함되면서 CJ그룹의 경영 공백이 메워질지 주목된다.
이 회장은 최근 건강상태가 급격히 나빠진만큼 당분간 치료에 전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회장의 공백이 해소된 만큼 그동안 정체됐던 투자 등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대기업 경제인 중 유일하게 이번 사면 명단에 포함됐다.
최근 부축 없이는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건강상태가 급속히 악화됐다는 점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는 유전병인 샤르코 마리 투스(CMT)가 급속히 진행될 뿐만 아니라 이식신장 거부반응도 지속되고 있다. 연이은 악재로 심리적 불안감도 높아졌다는 게 CJ측 설명이다.
이 때문에 당장 경영에 복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럼에도 이번 사면이 주목되는 이유는 그동안 차질을 빚어왔던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등 전반적인 그룹 경영이 다시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CJ그룹은 총수인 이 회장이 지난 3년간 자리를 비우면서 중요한 의사결정에 차질을 빚자 성장이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CJ그룹의 매출액은 지난 2013년 25조6000억원에서 2014년 26조8000억원으로 4% 성장에 그쳤다. 2015년에는 29조1000억원으로 8% 증가했다.
지난 1996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분리될 당시 1조7000억원 규모의 식품 기업에 불과했던 CJ그룹이 이 회장의 오너십을 무기로 15배 이상 가파른 성장을 해 온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특히 해외시장 개척이나 대규모 M&A 등 일시적으로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투자 부분에서 이 회장의 공백은 더욱 컸다.
CJ그룹은 지난 2010년 1조3200억원, 2011년 1조7000억원, 2012년 2조9000억원 등 해마다 투자 규모를 크게 늘려왔다. 특히 2012년에는 외식 및 문화콘텐츠 사업의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에 따라 당초 계획 대비 20%를 초과하는 투자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회장의 공백 사태가 빚어진 이후 투자 실적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2013년에는 계획대비 20% 미달한 2조6000억원, 2014년에는 계획대비 21% 차질을 빚어 1조9000억원에 머물렀다. 지난해에는 2011년수준인 1조7000억원을 투자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이 회장이 사면명단에 포함되면서 경영 공백이 해소된만큼 향후 적극적인 신사업 발굴과 투자 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이 치료에 전념하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경영 복귀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다만 그동안 정체됐던 사업이나 투자가 활기를 띄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