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고은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에 협조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조달러 규모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위해서 그렇게 할 것이란 얘기다.
지난 11일 자 CNBC뉴스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내년이나 내후년까지 아람코를 상장할 때 저유가가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오는 가을 OPEC 감산에 협력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베네수엘라를 필두로 한 일부 OPEC 회원국들은 원유 생산 한도를 설정해야 한다며 OPEC을 압박했으나, 사우디는 모든 회원국이 동의해야만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사진=블룸버그> |
이는 사실상 감산 합의를 거부한 것이다. 최근 경제 제재가 풀리면서 공격적으로 원유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이란이 한도 설정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이 사우디는 지난달에는 사상 최대치인 하루 106억700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사우디 아라비아 역시 저유가로 인해 고통받고 있으나, 다른 생산국들 보다는 상황이 훨씬 나았다. 생산 단가가 저렴하고 시장 점유율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우디에게도 OPEC에 협력할 이유가 생겼다.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올 봄 발표한 경제 개혁 때문이다. 개혁의 핵심은 2017년이나 2018년까지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를 상장해 경제를 다원화하고 국부펀드를 2조달러 규모로 키운다는 것이다.
핼리마 크로프트 RBC 원자재 부문 팀장은 "30달러 수준 유가는 IPO 전망에 대해 논의할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모하메드 빈 살만은 아랍의 젊은 지도자로 자리매김하고 싶어하며, 경제 개혁의 그의 평판을 걸고 있는데 그 중심에 IPO가 있다"고 강조했다.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OPEC과 비OPEC 석유수출국 장관들이 모여서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해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 "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들이 논의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 팔리 장관은 빈 살만이 지난해 임명한 사람으로 에너지를 비롯해 군사와 경제를 총괄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