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장기물 우량 회사채 투자 수요가 한풀 꺾이는 움직임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감이 장기채부터 본격화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각) 컨설팅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가운데 만기 10년 이상 장기물이 차지한 비중이 2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0%에서 상당폭 줄어든 수치다.
월가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이는 장기물 회사채에 대한 투자 수요가 둔화된 데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연초 이후 대표적인 장기물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가 14%에 달하는 랠리를 나타냈지만 연준의 금리인상 경계감이 신용시장에 번지기 시작했다는 주장이다.
지난 4년 연속 상승한 장기물 회사채 발행 비중이 내림세로 반전을 이룬 것은 투자자들의 매수 성향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한 사실을 반영하는 단면으로 해석된다.
조디 루리 재니 몽고메리 스콧 신용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인상을 적어도 한 차례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며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 장기물 회사채 투자를 기피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만기가 길수록 회사채 가격이 시장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장기물의 손실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크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연방기금 금리 선물이 나타내는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이후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더들리 총재는 지난 17일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것이 적절한 시점에 근접했고, 9월 회의 때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투자자들이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고 있으며, 채권시장이 과열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장기채 발행 비중 축소와 함께 애플을 포함한 대기업에 집중되는 상황도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반영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전세계 만기 15년 이상 투자등급 회사채 규모는 총 9조1000억달러로, 이 가운데 미국 기업의 비중이 17%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이들의 이자 지급 비중은 40%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