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통일부는 19일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의 귀순과 관련해 "북한도 내부에 미칠 파장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최근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귀순한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사진=유튜브 캡쳐/뉴시스> |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태 공사의 귀순에 대한 북한의 공식 매체 반응이 아직 나오지 않는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고 "탈북이 발생한다고 해서 북한이 반드시 반응을 보인다는 그런 것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변인은 태 공사의 귀순이 한국 정보당국이 뇌물을 줬거나 강압에 의한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자발적으로 (한국에) 갔다고 하면 자기 체제에 대한 비하, 패배감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남쪽이나 다른 유혹에 빠져서 갔다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앞서 북한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일본 소재 조미평화센터 김명철 소장은 18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태 공사의 귀순은 "한국 정보기관들의 전형적인 작업으로 북한을 붕괴시키려는 책략의 일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정 대변인은 태 공사를 비롯해 최근 북한 외교관의 망명이 증가하는 추세에 대해서는 "결국은 체제가 싫은 것이다. 그 체제에서는 도저히 앞으로의 삶을 영위해나갈 수가 없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나왔을 것"이라며 "당장 금년도에 벌어지는 대북제재 국면과 무관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 공사 가족의 신상 정보나 비자금 지참 여부 등에 대한 언론보도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해달라는 요구에 정 대변인은 "태 공사 일행에 대해 관련기관에서 조사 중"이라며 "신변 보호 문제도 있고, 여러 외교적 문제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점들을 고려해 앞으로도 계속 밝힐 수 없는 사항일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잠적했던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관 3등 서기관 김철성의 귀순 여부와 공개기준에 대해선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게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며 "개인의 신상 문제, 그리고 신변보호 문제, 그리고 이것이 미칠 관련국과의 어떤 외교 문제 등을 다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검토를 했다"고 언급했다.
귀순한 탈북 외교관이 7명이라든가 북한 유럽자금 총책이 6월에 4000억원을 들고 잠적했다는 보도의 사실 여부에 대해서도 "이것도 제가 지금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신변보호와 외교적 문제 등을) 충분히 이해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