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제3국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던 태영호(55, 가명 태용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가족과 함께 최근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귀순한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사진은 태 공사가 2014년 영국에서 강연하는 모습.<사진=유튜브 캡쳐/뉴시스> |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17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가 부인, 자녀와 함께 대한민국에 입국했다"면서 "이들은 현재 정부의 보호 하에 있으며 유관기관은 통상적 절차에 따라서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태 공사는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현학봉 대사에 서열 2위에 해당한다"며 "지금까지 탈북한 북한 외교관 중에서 최고위급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선전 담당인 태 공사는 부인과 자녀들과 함께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대사관 내 서열 2위에 해당하는 고위급 외교관의 탈북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북한 외교관 중에는 지난 1997년 주이집트 장승길 대사가 이집트에서 탈북한 적이 있다. 정 대변인은 "지금 말씀드렸던 대사, 공사 직분이 굳이 서멸을 따진다면 차이가 있겠지만 다 최고위, 외교관으로서는 최고위급이기 때문에 (최고위급이란) 표현을 썼다"고 했다.
정 대변인은 태 공사의 입국 경로에 대해 "상세한 탈북 및 입국 경로에 대해서는 관련 해당국과의 외교문제가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상세히 밝히지 못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태 공사는 제3국을 경유하지 않고 영국에서 한국으로 바로 입국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변인은 태 공사의 가족 구성과 관련, "자녀 문제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것 자체가 신변보호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언급했다.
태 공사의 탈북 동기에 대해서는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 그리고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그리고 자녀와 장래 문제 등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관계기관 조사를 마친 후에 유관기관 협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 공사 한국 망명 의미에 대해서 "북한의 핵심계층 사이에서 김정은 체제에 대해서 더 이상 희망이 없다, 그리고 또 북한 체제가 이미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지배계층의 내부결속이 약화되고 있지 않느냐 하는 그런 판단을 해본다"고 평가했다.
탈북자의 신변안전 등을 고려해 공개하지 않았던 태 공사의 입국 사실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이미 이분들이 국내에 입국을 했다"며 "언론에 관련 사실이 널리 보도가 됐기 때문에 사실확인 차원에서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영국 BBC는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외교관 부대사(deputy to the ambassador) 태영호가 가족들과 함께 이달 초께 잠적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태 부대사의 직급을 공사(minister)로 표현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