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유리 기자]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인 '지스타2016'이 100일도 남지 않았지만 개최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행사의 주인공인 게임사들의 시선이 차갑게 식었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이 산업의 중심으로 떠올랐지만 지스타 운영 방식은 여전히 온라인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지스타 참석보다는 자체적인 홍보에 집중하는 게임사들도 늘면서 대표 게임행사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진 상황이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올해 지스타에는 넥슨과 넷마블이 참여를 확정했다. 지난해 메인 스폰서를 꿰찼던 네시삼십삼분(4:33)은 참여하지 않기로 했으며, 엔씨소프트를 비롯한 다수의 게임사들이 참석 여부를 저울질 중이다.
넷마블이 모바일 게임사로 전환한 뒤 처음으로 참가하기로 하면서 구색을 맞췄으나 지스타를 향한 걱정스러운 시선은 여전하다. 국내 온라인 게임의 성장과 함께 큰 지스타지만 지금은 그 빛이 바랬다는 것. 모바일에 맞지 않는 운영 방식 탓에 게임사 입장에선 참여할 유인이 크게 줄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과 모바일의 전시 비중이 9:1 정도였던 과거와 비교해 2년 전부터 모바일 게임 비중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그러나 지스타처럼 대형 LED(발광다이오드) 화면으로 전시하거나 무리지어 체험하는 방식은 모바일과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투입되는 비용 대비 효과가 적다보니 자체적인 홍보로 방향을 트는 곳도 있다. 모바일 게임 업체 4:33은 하반기 잇단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올해 지스타에선 얼굴을 비치지 않기로 했다.
해마다 열리는 지스타 주기도 업계 입장에선 부담이다. 온라인 게임은 전성기에 비해 신작수가 급격히 줄었고, 수명이 짧은 모바일 게임과도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6개월 내에 개발을 마치고 서비스하는 등 모바일 게임은 일정이 타이트하다"며 "준비에만 3~4개월이 걸리는 지스타와는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해외 기업의 참석도 저조한 상황이다. 지난해 지스타의 꽃으로 불리는 BTC(일반전시관)에 참여한 해외 기업은 소니엔터테인먼트 등 3곳에 불과했다. '국제 게임쇼'라는 타이틀은 무색해진지 오래다.
지스타의 변화를 이끌어야 할 주최 측은 수동적인 자세에 머물러있다. 모바일 게임에 맞는 운영 방식 등에 대한 고민을 업계에만 떠넘기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게임업계 종사자는 "지난해 폐쇄형 부스나 계단형 시연 등 다양한 시도가 나왔지만 이벤트에 가깝지 모바일에 최적화된 방식은 아니였다"라며 "아쉬운 점은 주최 측이 전시 방식에 대한 고민을 업계에만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지스타를 주최하는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의 김용국 실장은 "주최 측의 역할은 장소를 제공하고 트렌드에 부합하는 이벤트를 만드는 것"이라며 "참가 회원사들이 니즈에 따라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 지스타는 오는 11월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지스타조직위원회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선 모바일 입장 시스템을 비롯해 VR(가상현실) 특별 이벤트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