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내달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를 앞두고 이라크가 산유량 동결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란에 이어 산유국들이 과잉 공급에 따른 국제 유가 하락에 제동을 걸기 위한 움직임에 속속 동참하는 모습이다.
<사진=블룸버그> |
30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라크의 하이데르 알아바디 총리는 바그다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OPEC의 산유량 동결안을 옹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OPEC 회의에서 산유량을 동결해 국제 유가를 지지하자는 의견에 동의할 것”이라며 분명한 뜻을 내비쳤다.
앞서 이라크의 자바르 알루아이비 석유장관 역시 이라크가 OPEC의 다른 회원국들과 함께 유가 하락에 제동을 걸기 위해 적극적인 협조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OPEC은 내달 26~28일 알제리에서 비공식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석유 장관들은 산유량 동결을 통한 원유 수급 불균형 및 유가 하락 압박을 진정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사우디가 동결 의지를 밝혔고, 지난 4월 OPEC 회의 때 합의 도출의 걸림돌이 됐던 이란 역시 이번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과잉 공급 완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응책 마련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선물옵션시장에서 유가 하락을 강하게 점쳤던 비관론자들이 백기를 들고 있다. 산유량 동결 기대에 최근 3주 사이 국제 유가가 20%를 웃도는 랠리를 연출하자 포지션 축소에 나선 것.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투기거래자들의 서부텍사슨산원유(WTI) 숏 포지션이 지난 23일 기준 한 주 사이 6만6247건 줄어들었다. 이는 2006년 이후 최대치에 해당한다.
팀 에반스 씨티 퓨처스 퍼스펙티브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전격적으로 포지션을 변경하고 있다”며 “특히 투기거래자들이 이달 들어 공격적인 매수에 나섰다”고 전했다.
한편 머니매니저들의 WTI 하락 포지션 역시 최근 9만6985건으로 2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고, 매수 포지션은 5.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순매수 포지션이 최근 3주 사이 3배 가까이 늘어났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