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고은 기자] 달러화 강세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은 오는 주말 미국 고용보고서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고용보고서가 강하게 나온다면 9월 금리인상도 가능하다는 연방준비제도 관계자 발언 때문인데, 하지만 아직 시장 참가자들은 회의적이란 지적이다.
30일(현지시간)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스탠리 피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의 발언을 인용해 고용보고서 발표를 기점으로 달러화 가치가 중요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피셔 부의장은 이날 오전 "금요일 발표되는 고용지표가 예상에 상당한 정도로 부합한다면 적어도 연내 한 번의 금리인상은 확실해질 것이다. 어쩌면 연말까지 두 번의 인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달러 가치에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높은 금리는 해당 통화 표시 자산에 대한 수익을 증대시켜 통화가치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여름부터 2015년 말까지 18개월동안 달러화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당시 연준이 세계 주요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긴축을 단행하는 중앙은행이 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 때문이었다.
시장의 연준 금리인상 예상에 따라 움직이는 달러 <자료=마켓워치> |
그러나 올 들어 달러화는 주요 10개국 통화 및 신흥시장 통화 대비 꾸준한 약세를 보였다. 엔화에 대한 달러 가치는 안전자산 선호로 인해 올해 15% 미끄러졌고, 루블화에 대한 달러 가치 역시 유가 회복에 따른 신흥시장 통화 선호로 11% 하락했다.
투자자들 일부는 달러가 바닥을 찾고 다시 반등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믿으며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 희망은 연준에게 달려있다.
◆ 외환시장은 아직 회의적… 왜?
그러나 시장은 연준의 발언을 전적으로 믿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2016년 말까지 적어도 한번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란 가능성에 베팅하며 달러화는 이달 들어 온건하게 강세를 보였으나, 그 움직임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ICE 달러 인덱스는 이번 달들어 0.6% 상승했다. 반면 뉴질랜드달러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달러화 대비 5% 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미국 증시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고치 가까이에서 맴돌고 있다. 이론적으로 봤을때 금리 인상은 증시에 부담이 되는데도 반대 움직임을 보인 것. 동시에 미국 10년 국채 수익률은 지난 10년간 아주 좁은 법위 안에 갇힌 채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가 제공하는 페드와치(Fed Watch)에 따르면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은 50% 이상으로 집계됐다.
BNY 멜런의 마빈 로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옐런과 피셔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하는 이유가 많이 있다" 면서, "투자자들은 올 11월 미국 선거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상태다. 런던은행간제시금리(Libor)가 상승하면서 신용시장 여건은 타이트한 상태고, 고용 상황은 나아졌으나 완벽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2분기 경제 성장 속도가 느려졌다는 것"이라면서, "올해 금리를 올린다면 12월이 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