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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위안부 합의금 10억엔 송금…피해자들은 수령 거부

기사등록 : 2016-09-0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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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1억원·사망자 2000만원 분할지급…소녀상 철거 부각될 듯

[뉴스핌=이영태 기자]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화해·치유재단'에 출연금 10억엔(약 108억원)을 송금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그러나 위안부 피해자들은 한·일 정부의 '12·28 합의' 강행을 성토하며 수령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소녀상의 눈물! 8월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에 빗물이 맺혀 있다.<사진=뉴시스>

외교부는 이날 오전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화해치유재단' 관련 일본 정부의 10억엔 송금에 대해 알려드린다"며 "재단측에 따르면 1일 오전 국내 거래 은행에 입금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지난 24일 각의 결정을 통해 10억엔 출연을 최종적으로 확정한 지 1주일 만에 송금 절차가 완료된 것이다.

일본 측의 출연금 송금에 따라 '화해·치유재단'은 피해자들에게 현금을 지급하기 위한 후속 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현금지급 대상 피해자는 지난해 12월28일을 기준으로 생존 피해자 46명, 사망 피해자 199명 등 모두 245명이다. 생존 피해자에게는 1억원, 사망 피해자에게는 2000만원이 지급된다.

재단은 피해자들의 사정을 최대한 반영해 현금을 분할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개별 상황에 따라 분할 지급 기간과 액수 등을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단은 정부에 등록된 피해자 245명에게 지급하고 남은 출연금 20억원 가량은 전체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다. 세부적인 사업 계획은 재단 이사회를 통해 구체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필요에 따라 일본 측과 협의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위안부 합의에 대한 국내 여론은 여전히 비판적이며 피해자들의 반발도 여전하다. 출연금 송금을 완료한 일본 측이 '12·28 합의'에 따른 후속 조치를 이행했다며 당시 합의에서 언급된 '소녀상' 이전·철거 문제를 부각시킬 경우 피해자들의 반발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나눔의집,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이 주축이 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은 전날 오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맞은편 소녀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 정부의 '12·28 합의' 강행을 성토했다.

이들은 "한국 정부는 화해·치유재단을 설립해 법적 배상금이 아닌 '치유금' 명목으로 위로금 10억엔을 일본 정부로부터 받아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종결지으려 한다"며 "그럼에도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법적 책임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비판했다.

'정의기억재단'은 무엇보다 일본 정부가 범죄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는 일본이 소녀상 이전·철거를 희망하고 있는 데 대해 "100억원이 아니라 1000억원을 줘도 역사를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 사는 피해자 할머니 6명도 위로금을 받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이들 6명을 포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12명은 지난달 30일 "한일 합의는 2011년 헌법재판소 결정 위반"이라며 정부를 상대로 1인당 1억원씩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소송도 제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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