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예슬 기자] “‘하늘 밖에 또 다른 하늘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처럼 우리 신진 과학자들이 무한한 꿈을 꾸면서 특이성과 독창성을 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후원을 해 나가겠습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1일 오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서경배 과학재단(SUH kyungbae Science Foundation)’ 설립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1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경배 과학재단' 설립 간담회에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기자들의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
이날 서 회장은 개인 보유 주식 3000억원을 출연해 순수 생명과학을 지원하는 과학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재단 설립의 계기에 대해 서 회장은 “이 자리에 설 때까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관심, 사랑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받아온 과분한 관심과 사랑을 사회에 반드시 크게 돌려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사재 출연 방식에 대해서는 우선주 수백억원 단위로 먼저 출연한 뒤 추후 회사 주식 등을 단계적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장기적인 과학연구가 계속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계속하다 보면 10년, 20년 뒤에도 제 뜻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나오길 바라고 그렇게 될 거라 믿는다”며 “시작은 3000억원으로 시작하지만 앞으로 1조는 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서경배 과학재단은 지난 7월 11일 열린 창립총회에서 재단 명칭과 설립 취지, 이사회 구성 등을 논의한 후 8월 4일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공익법인으로 정식 허가를 받았다.
재단은 생명과학 분야의 기초연구에서 새로운 연구활동을 개척하고자 하는 국내외 한국인 신진 연구자를 대상으로 후원한다. 매년 공개 모집을 통해 3~5명을 선발하고 각 과제당 5년 기준 최대 25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한다. 우수 연구자에 대해서는 중간 심사를 통해 추가적인 지원도 계획하고 있다.
선발 방법은 1차 연구계획서 요약본을 토대로 한 서류 심사를 거쳐 2차로 연구계획서 평가 및 과제 실행 가능성을 검증하고 토론 심사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선발한다.
첫 과제는 올 11월에 공고될 예정이며 내년 1월부터 2월까지 과제 접수 후 1차 심사(3~4월)와 2차 심사(5월)을 거쳐 내년 6월 최종 선정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재단은 아모레퍼시픽 사업과는 별개로 운영될 것이라는 게 서 회장의 입장이다. 서 회장은 “회사에서는 연 예산의 3% 가까운 돈을 연구비로 쓰고 있지만 이것은 회사 스스로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것”이라며 “과학재단은 이와 별개로 우리 사회가 발전하는 데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시작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앞서 서 회장의 부친인 창업주 고(故) 서성환 선대회장 또한 사재출연을 통해 태평양장학문화재단(1973), 태평양학원(1978), 태평양복지재단(1982) 등 사회공헌 재단을 설립한 바 있다. 서 회장 역시 이번 재단설립에 부친의 영향이 컸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1970년대 우리 나라가 어렵던 시절 아버지께서는 과학 기술이 없이는 사회를 발전시킬 수 없다고 말하곤 했다”며 “어릴 때 ‘아톰’ 만화영화를 보면서 과학에 대한 꿈을 키웠고 회사를 경영하면서도 위기의 순간마다 기술로써 극복하면서 과학의 힘을 실감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과학재단 출신의 ‘노벨상 수상자’를 꿈꾸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이 재단이 ‘노벨상’과 같은 세계적인 결과물을 만들기를 기대한다”며 “영광의 순간이 오게 된다면 그 자리에 같이 서고 싶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