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실물 경제 문제에만 골몰하느라 금융시장에서 발생 중인 거품에는 무관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잭슨홀 심포지움에서 다룬 주제가 주로 '실물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연준은 이번 잭슨 홀에서 디플레이션을 퇴치하고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 새로운 정책 수단을 강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집중 논의했다. 반면 미국 금융시장에 종사하는 실무자들이 고민하고 있는 '자산 거품' 문제는 이번 회의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현재 전세계 자산시장이 감당할 수 없는 '돈뭉치'로 시름하는 현 사태에 대해 연준이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블룸버그통신> |
미국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 세계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마이너스인 국채와 회사채 규모는 13조달러(약 1경4538조원)가 넘는다. 덴마크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역시 금리가 마이너스다.
일본은행(BOJ)은 자국 내 기업 주식을 너무 많이 사들인 나머지 패스트리테일링과 같은 주요 기업의 지분을 15%나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매입할 상장지수펀드(ETF) 규모도 6조엔(약 64조원)에 이른다.
이러한 문제들은 모두 연기금과 보험회사, 은행들처럼 자산을 장기로 운용해야 하는 금융회사들에 어마어마한 부담이 되고 있다. 저금리가 너무 극심해서 투자할 곳이 없고, 고객들에게 약정한 수익률을 달성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발표한 연간 보고서에서 현재의 초저금리가 지속가능하지 않은 수준이라면서 '부채로 축적된 성장'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그런데 연준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무관심했다는 게 신문의 지적이다. 1929년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불러온 2008년 금융위기의 주범이 바로 '금융'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란 것.
FT는 현재의 자산가격 거품이 당장 2008년 금융위기 사태를 또다시 부르지는 않겠지만, 이를 간과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BIS는 계속해서 왜곡된 금융질서에 대해 경종을 울려야 하며, 내년 여름 쯤에는 잭슨홀 심포지움에서 금융 상황에 대한 논의가 시의적절하게 이뤄지기를 고대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