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영국 파운드, 일본 엔, 뉴질랜드달러(키위달러)가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로 인해 가장 크게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취약 통화라는 진단이 나왔다.
25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이들 세 통화가 지난 3개월간 미국과의 단기금리 격차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는 골드만삭스의 분석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 미국과 금리격차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
파운드화 <사진=블룸버그통신> |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인 로빈 브룩스와 마이클 카힐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의 2년 만기 국채금리 차이가 0.1%포인트(p) 발생했을 때 파운드 가치는 1.5%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옐런 의장이 이번주 연설에서 금리인상에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할 경우, 달러 가치는 오르겠지만 파운드·엔·뉴질랜드달러는 일제히 된서리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달러 가치는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설이 다시 힘을 받으면서 이번주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 달러지수는 0.06% 하락한 94.71을 나타내고 있다.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부상한 데는 미국 주택시장이 다시 호황으로 돌아설 조짐이 보이고,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잇따라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은 것이 작용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7월 중 미국 신규주택 판매는 전월보다 12.4% 증가한 연율 65만4000채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1.3% 급증한 것으로, 2007년 10월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다.
간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미국 경제가 2% 성장하고 실업률이 하락하는 것이 확인된다면 경기 부양책을 일부 축소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발언했다.
◆ 달러화 숏 커버링 나선 투자자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다시 달러를 사들이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나이잠 아이드리스 맥쿼리 은행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옐런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한다면 달러는 최근 상승 탄력을 받은 데 이어 추가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트레이더들은 이미 잭슨홀 미팅에 앞서 달러화 숏 포지션을 청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계 은행 바클레이즈는 "올해 최소 한 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며 "9월 인상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다음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이번주 초 24%에서 28%로 높여 반영하고 있다. 12월 가능성 역시 51%에서 54%로 상승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최근 연준이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일관성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예상 밖 입장을 보이면서 시장 쇼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브룩스와 카힐은 투자자들에게 보낸 노트에서 "연준의 입장이 이전까지는 명확히 비둘기파적(금리인상 반대)이었지만, 올 들어 들쭉날쭉해진 건 사실이다"며 "만약 (예상을 깬 발언으로) 시장 쇼크가 발생한다면 가장 크게 반응할 세 통화는 파운드·엔·뉴질랜드달러"라고 설명했다.
토론토-도미니언은행의 메이젠 아이사 선임 외환 전략가는 "달러에 대한 전망이 강세 쪽에 치우쳐져 있다"며 "최근 몇 주 동안 달러 매수가 늘었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상승보다는 하락할 리스크가 더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