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캐나다 밴쿠버의 주택 시장 열기가 지난달 크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세금 인상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버블 논란을 일으켰던 밴쿠버의 부동산 시장은 외국인 투자자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거래량과 가격이 동반 급락했다.
밴쿠버 <출처=블룸버그> |
2일(현지시각) 광역밴쿠버부동산보드(REBGV)에 따르면 지난 8월 밴쿠버의 주택 거래가 2489건으로 전월 대비 23% 급감했고,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2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8월 주택 매매 평균 가격 역시 전월 대비 17% 급락했다. 연율 기준으로도 평균 매매가는 0.6%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밴쿠버 주택 평균 가격은 2015년 9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활황을 연출했던 밴쿠버 부동신 시장이 찬바람을 내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세금 신설 등 규제 강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일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주정부는 밴쿠버에서 주택을 매입하는 외국인에 대해 15%의 새로운 과세 제도를 시행했다.
밴쿠버의 주택 가격은 지난 10년 사이 두 배 이상 뛰었다. 중국을 필두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베팅에 나선 결과다.
하지만 세금 강화에 따른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난 사실이8월 주택 거래 및 가격 지표를 통해 확인된 셈이다.
단독 주택 거래가 특히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5% 급락하며 강한 타격을 받았다.
REBGV의 댄 모리슨 대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세금 신설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의 주택 매입이 대폭 줄어들었다”며 “이 때문에 밴쿠버 주택시장의 과열이 진정됐다”고 설명했다.
로버트 호그 RBC 이코노미스트 역시 “세금 강화로 인해 상당수의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택 시장에서 발을 뺐거나 매입 계획을 보류하고 시장 추이를 관망하는 상황”이라며 “주택 시장의 둔화 움직임은 수요 측면만이 아니라 공급 측면에서도 확인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8월 신규 주택 매물은 전년 동기에 비해 0.3%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달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밴쿠버의 주택 가격 및 세금 부담은 캐나다 전국 평균치의 두 배에 이르는 실정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