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자산 규모 8930억달러의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지난 6월23일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영국 부동산 비중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EU 탈퇴 결정 이후 런던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찬바람을 내는 가운데 세계 최대 국부펀드의 매도 움직임이 투자 심리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런던 켄싱턴지역 주택 <출처=블룸버그> |
17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포트폴리오 내 영국 부동산 보유 규모를 5%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가 영국의 최대 해외 투자자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서 최근 움직임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영국은 미국에 이어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2위 투자 지역에 해당한다.
투자 자산은 런던 노른자위 지역의 쇼핑몰을 포함해 상당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한 것은 물론이고 주요 기업의 지분과 국채 등 투자 영역이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영국 투자 비중은 10.2%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팔자’가 부동산에서 주식과 국채로 확대될 것인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총 3.1%로 파악됐고, 이 가운데 23%가 영국에 집중됐다. 투자 규모는 46억2000만달러에 달하며, 이 중 런던의 비중이 16%를 차지하고 있다.
국부펀드 측은 영국 부동산 자산을 2억3000만달러 가량 매도하기로 한 것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 때문이라고 밝혔다.
영국에 대한 장기 투자 전략이 근본적으로 바뀐 것은 아니지만 브렉시트에 따른 충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작지 않다는 것이 펀드 측의 주장이다.
자산 가격의 하락 가능성이 열린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EU 탈퇴 협상 방향에 따라 물품과 서비스, 인력의 이동이 제한될 경우 발생할 파장 역시 우려된다는 얘기다.
한편 영국의 부동산 가격은 뚜렷한 하강 기류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라이트무브가 집계한 지수에 따르면 지난 7월 집값이 1.2%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런던 주택 가격의 지난달 낙폭이 5.6%에 달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런던 집값이 하루에 1000파운드 하락한 셈이라고 전했다.
업계의 전망도 흐리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리처드 스누크 이코노미스트는 텔레그라프와 인터뷰에서 “영국 평균 집값이 올해 3% 하락한 뒤 내년에도 1%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