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심지혜 기자] SK텔레콤이 중고폰 가입자 모시기에 나섰다. 직접 중고폰을 유통하며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이 아닌 SK그룹과 손잡고 중고폰 수요층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8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7월 말부터 SK그룹의 사회적기업 '행복한에코폰'이 시작한 중고폰몰 '행복한에코폰샵'에서 중고폰 가입자를 모집한다.
행복한에코폰은 SK텔레콤이 진행하던 중고폰 안심매매 사업 T에코폰을 2013년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해 설립한 재단법인이다. 수거된 중고폰 개인정보를 삭제하는 재생 작업을 중심으로 해왔다.
중고폰 매매는 SK C&C가 2014년부터 에코폰포유(EcoPone4U)를 통해 전국 양판점이나 편의점 또는 개인 단위로 중고폰을 매입해오고 있다. SK C&C에 따르면 대부분의 물량은 해외에 수출했으며 일부 국내에도 판매했다. 단말기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단말만 취급했다.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과 연계하지도 않았다.
SK텔레콤은 행복한에코폰샵을 알리기 위해 자사 온라인몰 T월드다이렉트에 '구하기 걱정되는 되는 최신 스마트폰! 믿을 수 있는 곳에서 알아보자!'는 문구를 담은 배너 광고를 띄우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한다.
행복한에코폰샵은 중고폰 구매자들이 SK텔레콤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중고폰 판매는 'SK텔레콤 가입 통한 구매' 또는 '공기개 구매' 등 2가지 유형으로 이뤄지는데, T월드다이렉트의 중고신규 페이지를 통해 SK텔레콤에 가입하면 단말기 가격을 2만원 할인해 준다. 그렇지 않고 공기계로만 구매하는 경우에는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
에코폰포유와 달리 삼성, LG 외에 애플 등의 외산 단말기도 판매한다.
<사진=행복한에코폰샵 홈페이지> |
SK의 이같은 중고폰 시장 진입은 이동통신 시장 변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도입 이전만 해도 이통사들은 '불법 지원금(보조금)'을 미끼로 가입자 유치 전략을 펼쳤다. 이는 고가 요금제 가입을 유도하는데 용이했다. 당시만 해도 최신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구매하기 위해 고가 요금제를 선택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그러나 단통법 시행 이후 이같은 지원금 지급이 불가능해졌고 소비자들은 가성비 좋은 중저가 단말기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요금제 선택 수준도 내려갔다.
이통사들이 단통법 이후 내놓은 보상판매 프로그램 영향도 있다. 보상판매 프로그램은 일정기간 최신 휴대폰을 사용하다 반납하는 조건으로 휴대폰 구매 가격을 보존해 주는 것이다. 회수한 중고폰 사업은 휴대폰을 재활용하기에도 용이하다.
휴대폰 사양도 점차 상향 평준화 돼 최소 2~3년 전 출시된 프리미엄 휴대폰이라도 최신 중저가폰 사양에 밀리지 않는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소비자로부터 회수한 휴대폰을 처리하면서도 중고폰 수요층을 흡수할 수 있는 셈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일부 중고폰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목적”이라며 “행복한에코폰샵은 우리가 직접 개입하는 것은 아니며 간접적으로 홍보해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SK C&C 관계자는 “국내 중고폰 수요가 늘어나 시작하게 된 것”이라며 “무엇보다 행복한 에코폰은 사회적기업인 만큼 이익을 남기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진=행복한에코폰샵 홈페이지> |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