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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입 다물어' 월가 뿔났다

기사등록 : 2016-09-10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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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자 제각각 다른 목소리..시장 요동칠 뿐 정책 방향 오리무중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방준비제도(Fed)가 금융시장을 통째로 흔들어 놓았다.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일제히 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이후 최고치로 뛰었고, 주가가 급락한 한편 달러화가 상승 탄력을 받았다.

월가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투자자들 사이에 초저금리 정책에 대한 이른바 ‘안주하는’ 움직임이 마침내 종료 시점을 맞았다는 해석과 함께 중앙은행이 동면 상태를 연출하던 금융시장을 깨웠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볼멘 소리는 궁극적으로 한 가지를 지적하고 있다. 연준 정책자들이 곳곳에서 입을 열수록 시장은 더욱 혼란에 빠진다는 얘기다.

일관된 정책 방향과 내부적인 공감대가 결여된 채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발언에 트레이더들은 헷갈리기만 할 뿐이라는 것. 연준과 금융시장의 커뮤니케이션은 생각조차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9일(현지시각) 뉴욕증시의 개장 전후로 제기된 발언들만 해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톤 연방은행 총재가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한 직후 또 다른 연준 정책위원인 다니엘 타룰로 이사는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연준이 인내심을 갖고 인플레이션을 좀 더 지켜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댈러스 연방은행의 로버트 카플란 총재 역시 이날 금리 인상 여건이 강화됐지만 연준이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가 오는 12일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금융시장은 또 한 차례 술렁거렸다.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브레이너드 이사가 이날 연설에서 매파 입장을 내비칠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면서 트레이더들은 바짝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S&P500 지수가 장중 1.8% 급락했고, 다우존스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1.6%와 2.0% 내리 꽂혔다.

10년물과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각각 1.68%와 2.38%까지 오르며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달러 인덱스는 장중 0.5% 올랐다.

여기에 연방기금 금리 선물이 반영하는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전날 15%에서 27%로 뛰었지만 월가의 트레이더들은 여전히 정책 방향이 오리무중이라는 반응이다.

스티븐 스탠리 앰허스트 피어폰트 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정책자들의 의견이 제각각”이라며 “연준의 행보는 구조적인 차원을 벗어났고, 이 때문에 금융업계는 데이터를 근간으로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피터 부크바 린지그룹 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정책자들 사이에 9월 금리인상을 암시하는 발언이 꼬리를 물고 있지만 주식을 포함한 금융시장은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주가가 현 수준을 유지하는 유일한 이유는 연준의 초저금리이며, 버팀목이 해체될 때 실상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월가의 14위 예측가로 이름을 올린 이코노미스트 브라이언 존스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연준 정책자들의 목소리가 사방으로 흩어졌고, 시장은 혼란스러울 뿐”이라며 “연준 수장인 재닛 옐런 의장부터 정책 기조에 대한 확신이 없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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