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9일에 이어 선진국 국채 수익률의 상승세가 지속, 투자자들이 바짝 긴장하는 표정이다.
골드만 삭스가 채권시장의 혼란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등 투자은행(IB) 업계의 전망은 흐리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금융위기 이후 채권시장을 지탱했던 좌표가 통째로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월가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12일(현지시각) 미국부터 독일, 일본까지 선진국 국채 수익률이 일제히 추가 상승하며 지난 6월23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틀 사이 15bp 급등, 지난 2013년 발생한 소위 ‘테이퍼 발작’의 재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타 연방은행 총재가 이달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진지하게 논의할 만큼 경제 여건이 갖춰졌다고 진단, 채권시장의 ‘팔자’를 더욱 부추겼다.
상황은 독일도 마찬가지. 지난 9일 마이너스 영역을 벗어난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장 초반 0.06%까지 뛴 뒤 0.04% 내외로 일보 후퇴했다.
지난 하순까지만 해도 마이너스 0.30% 내외에 거래됐던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이른바 ‘서브 제로’ 탈피를 시도하고 있다.
국채 수익률이 정책자들의 발언에 크게 휘둘리는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보다 구조적인 측면에서 시장 혼란의 원인을 찾았다.
일본은행(BOJ)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까지 선진국 중앙은행의 비전통적 통화정책 카드가 소진되는 정황이 확인되자 채권시장이 동요하고 있다는 얘기다.
블루베이 애셋 매니지먼트의 마크 도딩 채권 헤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누구도 경제 펀더멘털을 근간으로 채권을 매매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트레이더들의 시선이 중앙은행에 온통 쏠렸다”고 전했다.
잭 켈리 스탠더드 라이프 인베스트먼트 이사는 “양적완화(QE)의 효과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점차 크게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긴축에 무게를 둔 재정 정책과 저인플레이션, 여기에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유동성 공급 등 채권시장의 강세 흐름을 주도했던 축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국채 수익률이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강세 흐름 속에 1.7%에 근접한 미국 10년물 수익률이 연말 2.0%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골드만 삭스는 또 채권의 밸류에이션과 QE의 영향력 저하, 재정 확대 정책 움직임 등 세 가지 원인으로 인해 채권시장의 혼란이 일정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UBS 역시 사상 최저 수준의 저금리가 단기간에 급변할 여지는 낮지만 수익률이 당분간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주 ECB의 통화정책 결과에 실망한 투자자들은 오는 20~2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BOJ의 회의를 주시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