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올 상반기 국내기업의 인수합병(M&A)이 크게 줄어든 반면 외국기업의 M&A 규모는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정재찬)는 2016년도 상반기 기업결합 건수는 총 272건으로 건수는 전년동기(313건)보다 41건(15%) 감소했다고 18일 밝혔다. 다만 금액 기준으로는 266조원으로 전년동기(127.7조원)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국내기업의 M&A는 지난해 상반기 249건(39.4조원)에서 올해 상반기 209건(13조원)으로 건수와 금액 모두 줄었다.
특히 실질적 인수합병으로 볼 수 있는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은 건수가 20.2%(168건→134건) 감소했고, 금액도 46.5%(22.8조원→12.2조원)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 중 1조원 이상은 4건(전년동기 8건)에 불과했다.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
구조조정 목적의 M&A로 볼 수 있는 계열사 간 기업결합 건수도 81건에서 75건으로 7.4% 감소했고, 금액도 16.6조원에서 0.8조원으로 95.2%나 급감했다. 특히 계열사 간 M&A는 대부분 1000억원 미만의 소규모로 추진됐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 집단)에 의한 기업결합도 전년동기에 비해 크게 저조했고, 새로운 기업 인수는 다른 국내기업보다 더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집단에 의한 기업결합 건수는 67건에서 59건으로 줄었고, 금액도 24.1조원에서 6.8조원으로 71.7%나 급감했다.
전년동기에는 결합금액 1조원 이상의 M&A가 5건이나 추진됐지만 올해 상반기는 '롯데케미칼의 SDI케미칼 인수' 단 1건에 불과했다.
새로운 기업 인수로 볼 수 있는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의 건수도 45건에서 33건으로 26.7% 줄었고, 금액도 14.5조원에서 6.4조원으로 55.9%나 급감했다. 이는 국내기업 전체 평균 감소율(건수 20.2%, 금액 46.5%)보다 더 높은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기업의 M&A는 64건(88.3조원)에서 63건(253조원)으로 건수는 비슷하나 금액이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20조원 이상의 대규모 M&A가 3건이나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맥주 회사인 AB인베브(Inbev)의 SAB 밀러 인수(123조원), 델(Dell)의 EMC 인수(67조원), 웨스턴디지털(Western Digital)의 샌디스크(Sandisk) 인수(21조원) 등이다.
공정위는 "국내기업은 새로운 기업 인수와 기업집단 내 구조조정 모두에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외국기업은 대규모 M&A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역량 강화에 나섰다"면서 "새로운 분야 진출보다는 산업 내 경쟁력 강화에 더 주력했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