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 전민준 기자] ㈜한진의 주한미군 유류 독점운송권을 둘러싼 중소 해운사들의 경쟁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한진이 주한미군에 납품해오던 육상 유류 공급 계약이 독점구조에서 경쟁구조로 전환, 운송권입찰 또한 일반경쟁방식으로 바뀌어서다.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최근 흥아해운, 장금상선 등 중소 해운사들은 주한미군 육상유류 운송권입찰에 참가하기로 하고, 제안서‧가격입찰서 제출을 마쳤다. 이번 입찰은 지난 5월 1일 진행한 본입찰 외 별도로 진행한 것이며, 본입찰에서 낙찰된 물류기업이 대응하지 못 하고 남는 물량에 대해서다.
주한미군은 지난 2013년부터 3년간 한진이 공급하는 휘발유와 경유를 독점 사용해 오면서, 유류제품을 실어 나르는 수단도 한진의 차량을 이용했다. 하지만 지난 8월 주한미군은 한진과 독점계약을 해제, 차후 5년간 사용할 육상유류는 SK에너지‧GS칼텍스 등에서 받기로 하면서 제품 운송도 한진 외 물류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진은 한진그룹의 육상운송 계열사로, 지난 2008년 주유소 사업에 첫 진출 했다. 이후 2013년부터 10여개의 직영주유소를 운영하면서 유류사업에서만 연간 약 15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 가운데 주한미군에 대한 매출은 약 700억 원이었다. 주한미군 육상유류 운반에 따른 매출은 별도로 100억 원 정도 발생했다.
이에 따라 육상운송 계열사를 각각 두고 있는 흥아해운과 장금상선을 포함한 중소 해운사들은 이번 계약 성사로 연간 약 100억 원에 달하는 추가 매출을 기대, 운송권을 따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발 위기로 해상운송시장에서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중소 해운사들이 육상운송시장에서도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며 "한진과 주한미군의 거래관계는 작년 한진그룹이 한진해운을 지원하기 위해 계열사였던 에쓰오일을 매각한 뒤부터 계속 약해졌다"고 전했다.
실제 관련업계에서는 한진이 주한미군에 유류제품을 독점 공급할 수 있었던 데에는 에쓰오일의 영향이 컸다고 보고 있다. 에쓰오일의 영업력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이 5년간 주한미군에 납품할 유류는 연간 80억 원 수준"이라며 "나머지 620억 원을 다른 정유사들이 공급하며 운송권은 다수의 물류기업에 돌아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해운업계에서는 흥아해운과 장금상선 등 중소 해운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로, 아시아에서 운임이 크게 상승하면서 중소 해운사들은 그 수혜를 입고 있다. 여기에 육상운송에서 발생할 예상 밖 매출도 한 몫 할 전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중소 해운사들은 계열사의 선전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등 올해 전망은 밝은 편"이라며 "차후에도 한진해운 발 수혜가 생각지 못 한 형태로 또 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