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함지현 기자]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바라보는 재계의 시선이 불편하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며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됐지만, 그에 걸맞지 않게 총수 일가의 개인비리 수준으로 마무리되는 듯 보여서다.
2천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2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21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검찰 소환조사에 따라 이번 롯데 수사는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재계에서는 거액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따라 약 240명의 인원을 투입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 이번 수사가 결국 기업 옥죄기의 모양새만 띄지 않았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실제 이번 수사의 핵심으로 꼽히던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서는 뚜렷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일례로 롯데건설의 300억대 비자금 조성 의혹과 신 회장 간 연결고리를 확인하고는 있지만 결국 알맹이가 빠진 반쪽짜리 결과만 내놓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 주변의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재계에서는 검찰이 과거 사례와 같이 용두사미식으로 수사를 마무리하지 않겠냐는 비판적인 전망이 나온다.
대표인 사례로는 포스코 비리 수사가 꼽힌다. 검찰은 지난 2015년 3월부터 약 8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100여명이 넘는 인원을 소환조사했다. 하지만 결국 정준양 전 회장을 비롯한 핵심 인사들을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지난 2011년 김승연 한화 회장에 대해서도 회사에 수천억원대 손실을 입힌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로 대대적인 수사를 진행했지만 결국 파기환송심 끝에 집행유예 선고가 내려진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수사로 인해 롯데그룹 내부에서도 몰랐던 개인 비리나 여러 의혹이 밝혀진다는 점은 긍정적인면이 있고 잘못한 점이 있다면 처벌을 받는 게 맞다"면서도 "하지만 오너를 겨냥한 듯 대대적인 수사를 진행하면서 정상경영이 어렵게 만들어 놓고도 또 다시 결과를 내 놓지 못한다면 비판을 받게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검찰은 롯데그룹에 대한 거액의 비자금 조성과 횡령, 배임 등에 대한 단서를 포착하고 지난 6월 롯데 계열사, 경영진 등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롯데그룹 2인자로 불리던 이인원 부회장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등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검찰은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결과물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신 회장 등 총수 일가의 횡령, 배임 등의 개인비리를 기소하는 것으로 수사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법조계 주변의 설명이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