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한진그룹 주력사인 대한항공이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은행차입액이 1조원으로 확인됐다. 한진해운 지원을 놓고 청와대와 정부당국의 공개 질타를 받은 대한항공으로는 단기자금 운용에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35개 계열사에 대해 은행권이 동시에 여신현황을 파악하고 있는 현실도 자금운용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26일 금융권과 대한항공에 따르면 6월말 기준 대한항공이 금융권에서 빌린 장단기 차입금(원화, 외환)은 총 2조880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단기차입금은 1조1028억원으로 원화 차입은 총 2309억원이다. 농협은행에서 가장 많은 2200억원, 산업은행과 신한은행에서 각각 59억원, 50억원을 빌렸다.
대한항공은 항공기를 외국에서 구매하거나 빌려야 해서 단기외화차입금 규모도 총 8719억원으로 파악됐다. KEB하나은행과 산업은행에서 각각 4181억원, 2959억원을 차입해했다. 비행기를 구매하면서 비금융사인 단델리온(Dandelion) 항공에 1593억원도 빌렸다.
장기차입금은 1조7774억원으로 원화 1807억원, 외화 1조5967억원에 달했다. 주로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SC제일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기업은행, 중국교통은행 등에서 빌렸다.
대한항공의 총 부채는 22조원이지만 항공기 등을 리스로 이용하는 금융리스부채가 7조원 등 대부분 사용료 성격의 부채다. 그래서 금융사 차입금이 현금 유동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대한항공의 리스크관리정책 대상도 금리, 유가, 환율 변동성 등 세 가지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부채의 평균금리가 1%p 오르면 이자비용이 1070억원 늘어난다. 대한항공의 상반기 당기순손실 2508억원과 비교하면 매우 큰 비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감독원이 한진그룹 계열사의 은행권 여신 현황을 점검하고 나선 것은 그 자체만으로 큰 압박이라는 지적이다.
외화로 572억원, 1863억원을 각각 금리 3개월 리보+1.85% 및 2.50%로 빌려준 산업은행이나, 4181억원을 금리 2.30~4.25% 빌려준 KEB하나은행이 금리를 조금이라도 올리면 대한항공은 유동성 압박을 피할 길이 없다. 산업, KEB하나은행은 한진해운의 1, 2대 채권자다.
한진그룹 계열사 여신 조사가 시작(19일) 이틀 뒤인 21일 대한항공 이사회는 한진해운에 600억원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은행도 한진해운에 신규여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은행들은 법정관리 중인 한진해운에 신규 여신을 해주면 이사회 사외이사들은 배임혐의로 걸려들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