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대통령 선거 향방의 바로미터로 부상한 멕시코 페소화가 26일(현지시각) 후보 첫 토론회 이후 가파르게 상승해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투자자들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게 1승을 거둔 사실을 반영하는 단면으로 풀이하고 있다.
<사진=CNBC 방송 화면 캡처> |
월가 투자은행(IB)들은 두 후보 가운데 누구도 KO승을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대선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시장의 혼란이 이번 토론으로 해소되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27일 뉴욕외환시장에서 장중 페소화가 달러화에 대해 1% 이상 뛰었다. 지난주 페소화 하락 베팅이 사상 최고치에 이르는 등 투자자들 사이에 ‘팔자’가 쇄도했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대선 후보 첫 토론에서 트럼프 후보가 클린턴 후보에게 밀리는 모습이 포착된 결과로 풀이된다.
코메르츠 방크의 에스더 라이셰트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페소화 약세의 배경이 궁금했던 투자자라면 26일 밤 대선 후보 토론을 통해 명확한 답을 찾은 셈”이라고 전했다.
다만, 월가 이코노미스트는 페소화의 등락을 곧 대선 결과로 연결 짓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월가 IB 업체들은 전날 대선 후보 토론이 주식부터 외환까지 금융시장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클린턴 후보가 상대적으로 높은 설득력을 얻었고, 토론 이후 지지율이 다소 상승했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얘기다.
씨티그룹의 하빈더 시안 외환 전략가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어느 후보도 명백한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다”며 “이번 첫 토론이 금융시장과 대선에 터닝포인트를 제공하지는 못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키트 저크 소시에테 제네랄 전략가 역시 보고서에서 “트럼프 후보가 모든 불확실성을 제거할 정도로 패배한 것은 아니다”라며 “페소화가 일정 부분 안도 랠리를 보일 뿐 남아공 랜드화를 포함한 그 밖에 이머징마켓 통화가 상승한 것은 고수익률을 추구하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UBS는 두 후보 가운데 누구도 명백한 승리를 선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내달 9일로 예정된 다음 토론에 신경을 곤두세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전날 후보 토론을 앞두고 가파르게 떨어졌던 뉴욕증시는 이날 장 후반 완만하게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가 0.8% 가량올랐고, 다우존스 지수와 S&P500 지수 역시 각각 0.5%와 0.6% 선에서 오름세를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