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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폭풍] TPA 기업 합치고 PVC 등 사업 재편

기사등록 : 2016-09-2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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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업계, "이미 아는 내용 반복하는 수준에 그쳐"

[뉴스핌 = 전민준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오는 30일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다. 지난 28일 공개된 석유화학산업 연구용역 보고서와 그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삼남석유화학 여수공장<사진=삼남석유화학>

베인앤컴퍼니의 보고서에는 테레프탈산(TPA), 폴리스티렌(PS)는 생산을 줄이고, 합성고무(BR)와 폴리염화비닐(PVC)는 증설 없이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해야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여기에 따른다면 품목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는 LG화학, 한화케미칼 위주의 사업 재편은 불가피하다.

석유화학업계는 정부가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생산 감축 절차 등을 진행,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미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던 터라, 실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컨설팅기업인 베인앤컴퍼니는 TPA를 대표 공급과잉품목으로 꼽고, 지금보다 100만t 추가 감축해야 한다는 내용을 보고서에 담았다.

합성섬유‧페트병의 소재인 TPA는 현재 한화종합화학이 200만t, 삼남석유화학이 180만t, 태광산업이 100만t, 롯데케미칼이 60만t, 효성이 42만t을 생산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생산능력은 600만t에 달했지만, 정부의 감산 권고로 현재 450만t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중 한화종합화학은 올해 생산라인 4개 중 1개를 끄고 생산량을 40만t 줄였고, 삼남석유화학은 2개 라인을 멈춰 생산규모를 60만t 축소했다. 태광산업도 생산량을 10만t 줄였다.

TPA업체들은 현재 감산 부담에 시달리고 있지만,  대부분 자체 소비하고 있어 감축 명분이 없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대형 기업이 중소형 기업의 공장을 인수합병한 뒤 라인 운영여부를 결정 하는 식의 재개편이 필요하다"며 "최근 원샷법에 관심 많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인수합병 하는 것을 유력하게 거론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인앤컴퍼니는 보고서에서 폴리스티렌(PS)는 쇠퇴기에 접어든 제품으로, 차후에도 0~1%라는 낮은 마진율은 개선될 여지가 없는 만큼, 현 추세대로 업계가 자율적인 감산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PS는 가전기기에 들어가는 합성수지로, 글로벌 시장에서 과잉공급은 갈수록 심화돼 지난해 아시아 지역에서 PS 생산능력은 수요의 188%에 달했다.

국내에서는 LG화학이 연산 15만5000t 규모의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는데, 가동률은 약 20%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은 이 설비를 폐쇄하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사업 재편안이 나오면서 여기에 속도가 붙을 것이다"고 전했다.

고부가가치화가 필요한 품목으로는 BR, PVC가 지목됐다. 당장 공급과잉 상황은 아니지만 차후 중국에 치이고 일본을 쫓아가기에 바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석유화학업계도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해, BR, PVC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과 수출시장 다각화를 병행 해 왔다.

실제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은 고성능 타이어를 겨냥, 주원료인 고기능성 합성고무 ‘SSBR(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 제품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한화케미칼과 LG화학은 PVC의 주력 수출시장었던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동남아지역으로 수요처를 넓히고 있으며, 고부가 PVC(CPVC) 사업에 진출하는 등 관련 연구개발(R&D)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합성고무와 PVC는 고부가화를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 둔 상황"이라며 "기업들도 해당 제품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왔던 터라, 정부의 지원을 오히려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석유화학산업 보고서 등과 관련해 업계 관계자 대부분은 석유화학산업의 현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아쉬움을 표한다. 공급과잉 제품으로 분류됐어도 일부 업체는 생산량 대부분을 자체 소비하는 등 기업별 상황이 다르지만 뭉뚱그려 감산 대상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석유화학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컨설팅 결과는 밑그림을 그려줬다기 보다 이미 다 아는 방향을 다시 한 번 언급한 수준에 그친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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